金 '식사 회동' 제안에 李 '정책 대화' 역제안…실무협의체 논의
신경전 속 진실게임 양상…"金, 비공개 회동만 제안" vs "사실무근"
김기현-이재명 "공개토론" "비공개 대화도" 열흘 넘게 줄다리기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일대일 회동' 방식을 둘러싸고 열흘 넘게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공개 토론을 주장하는 이 대표와 비공개 회동이 전제돼야 한다는 김 대표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회동을 위한 실무협의 과정에서 진실 공방까지 불거졌다.

두 사람 회동 얘기가 나온 것은 김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에서 이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했다 거절당한 사실을 뒤늦게 언론에 알리면서였다.

김 대표는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가진 출입 기자 티타임에서 "며칠 전(23일)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에서 옆자리에 앉아 '얼굴을 한번 봅시다.

밥이라도 먹고 소주를 한잔하든지' 그랬더니, (이 대표가) '국민들이 밥만 먹으면 안 좋아해요'라고 그랬다"고 말했다.

김 대표 측은 김 대표가 지난 3월 취임 후 각종 행사에서 이 대표에게 여러 차례 식사 등 회동을 제안했지만 이 대표가 거절해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김 대표가 5월 2일 여야 대표 회동을 제안했지만, 민주당이 현안을 주제로 한 공개 토론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진척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이튿날인 5월26일 이 대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비공개 식사 회동'을 제안한 김 대표에게 '공개 정책 대화'를 역제안했다.

이에 김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정책 관련 공개 TV 토론과 비공개 일대일 회담을 동시에 추진하자고 화답했다.

양당 대표가 회동 자체에 합의하면서 구체적인 대화 형식과 의제 조율을 위해 양당 정책위의장 및 당 대표 비서실장으로 구성된 실무협의체가 구성됐다.

실무협의체는 공개 정책 토론 시 주제는 제한을 두지 말자는데 공감대는 이뤘으나, 비공개 회동을 할지 여부를 놓고는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회가 꽉 막혀있는 상황에서 회담부터 먼저 해야 한다"며 "토론은 각자 주장하면서 격렬하게 맞부딪히는 자리이지 협상이 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 인사는 "비공개 대화야 TV 토론을 마치고 여야 대표들이 자연스럽게 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결국 (김 대표가) 토론에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니겠느냐"고 언급했다.

회동 협상 과정에서 양측이 서로 다른 이야기도 하고 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지난 5일 기자들을 만나 여야 대표 공개 TV 토론 일정·주제·형식을 제안했는데 답변이 없고, 비공개 회담만을 하자고 제안해왔다며 "말 바꾸기이자 동문서답"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 측이 TV 토론 협의 대신 비공개 회담만을 주장하며 토론을 회피하고 있다는 취지다.

이에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보낸 공지에서 "김 대표가 비공개 회담만을 요구하고 있다는 민주당 측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실무협의체는 대표 회동 성사를 위한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