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타율 0.289로 압도적인 1위…타격왕 경쟁도 집안싸움
염경엽 "막힌다고 국도 타면 더 막혀…타격도 마찬가지"
경이로운 LG의 팀 타율…'고속도로 이론'으로 유지한다
올 시즌 KBO리그의 심각한 투고타저 현상 속에서도 LG 트윈스 타선은 경이로울 정도로 뜨거운 타격 감각을 뽐낸다.

지난달 31일까지 LG의 팀 타율은 0.289로 리그 1위다.

이 부문 리그 2위 NC 다이노스(0.266)와 3푼 이상 격차가 벌어질 정도로 압도적이다.

리그 타율 22위 허경민(두산 베어스)의 타율이 0.289인데, LG 타자들은 평균적으로 타율만 놓고 보면 그 정도 치는 셈이다.

현재 리그에서 타율 3할을 넘긴 선수는 총 12명이다.

그중 LG 선수만 홍창기(0.330), 문성주(0.329), 오스틴 딘(0.314), 박해민(0.300)까지 4명이다.

홍창기와 문성주는 나란히 리그 타율 1·2위를 달리며 타격왕 경쟁까지 벌인다.

경이로운 LG의 팀 타율…'고속도로 이론'으로 유지한다
LG의 타격 지표는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더욱 놀랍다.

KBO 야구 기록 전문 웹사이트 '스탯티즈' 집계에 따르면, LG의 이번 시즌 조정 득점생산력(wRC+)은 127.4다.

평균을 100으로 놓고 계산하는 wRC+는 구장에 따른 유불리와 시즌별 리그 평균 수치까지 모두 포함하기에 서로 다른 시즌에 낸 성적이라도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하다.

wRC+를 들여다보면,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팀 타선은 1987년 삼성 라이온즈다.

당시 삼성은 장효조(0.387), 이만수(0.344), 김성래(0.332) 등 6명의 3할 타자를 거느려 팀 타율 0.300에 wRC+ 135.1을 기록했다.

그 뒤를 따르는 게 wRC+ 127.5인 1993년 삼성이다.

그리고 올해 LG가 127.4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번 시즌 타선의 활약 배경을 '명절 고속도로'로 비유해 설명했다.

염 감독은 "서울에서 고속도로로 부산까지 가는데, 경부고속도로 타다가, 길이 좀 막힌다고 국도로 빠지면 더 막힌다.

그냥 고속도로로 계속 가는 게 더 빠르다.

그 역할을 타격 코치들이 해준다"고 말했다.

타자들은 슬럼프가 찾아왔을 때 원래 해오던 것들을 버리고 새로운 방법을 찾기 마련이다.

경이로운 LG의 팀 타율…'고속도로 이론'으로 유지한다
염 감독의 비유에 따르면 원래 가지고 있던 기술이 고속도로고, 안 될 때 바꾸는 방법이 국도인 셈이다.

염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타격 이론과 루틴이 정립하는 단계다.

덕분에 팀 타율도 2할8푼∼2할9푼 사이에서 크게 요동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제가 있고, 이호준 타격코치가 있고, 모창민 타격보조코치가 있는 한 우리 팀은 1군과 2군 모두 마찬가지로 (타자가 자기 것을 버리는) 엉뚱한 짓 못 하게 제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올해 타율 1위를 질주하는 홍창기는 이러한 타격 지도법에 효과를 봤다고 말한다.

지난해 홍창기는 타격 슬럼프 때 여러 변화를 시도했지만, 결국 원래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한 시즌을 마감했다.

홍창기는 "(시즌 초반에) 타구가 정면으로 많이 가고 결과가 안 나와서 조금 처져 있었는데, 그때도 신경 쓰지 말고 똑같이 하던 대로 하다 보면 나올 것이라고 조언을 들었다.

그대로 하니까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