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미국 정치권이 부채한도 상향 이슈에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에도 혼조세를 보였다.

30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0.56포인트(0.15%) 하락한 33,042.78로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07포인트(0.00%) 오른 4,205.52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1.74포인트(0.32%) 상승한 13,017.43으로 장을 마쳤다.

투자자들은 전날 메모리얼 데이 연휴 후 첫 거래에서 부채한도 이슈와 엔비디아 주가 상승 등을 주목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주말 동안 부채한도 상향 문제에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으나 법안 처리에 진통이 예상되며 증시는 오름폭을 낮췄다.

다만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으로 기술주들은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백악관과 공화당 지도부는 2년간 부채한도를 상향하는 대신 같은 기간 정부 지출에 제한을 두기로 합의했다.

오는 5일 연방정부의 현금 소진일인 X-데이트를 앞두고 합의안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일시 안도했다.

그러나 법안 통과에 난항이 예상되는 데다 공화당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예정된 하원 운영위원회에서 공화당 강경파 2명의 위원이 합의안에 강하게 반대한 가운데, 최소 20명의 공화당 의원이 이번 합의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보수 단체인 프리덤웍스, 헤리티지 재단 등이 해당 합의안에 공개 반대하며, 법안에 찬성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추후 평가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해당 법안에 우려를 표했다.

이날 공개된 하원 임시 일정에 따르면 합의안을 정리한 '재무책임법안(Fiscal Responsibility Act)'에 대한 하원 표결은 31일 오전 8시 30분경으로 예정돼 있다.

그러나 하원 전체 표결 전에 법안의 토론 규칙을 정하는 하원 운영 위원회에서 절차상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본회의 심의로 넘어갈 수 있다.

하원 운영위원회는 공화당 위원 9명, 민주당 위원 4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미 2명의 공화당 위원이 본회의 표결 심의에 반대의 뜻을 표명한 상태다.

법안 처리에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법안 처리 과정 하나하나가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추가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섰다는 소식은 기술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강화했다.

엔비디아는 최근 실적 발표 이후 인공지능(AI) 관련 수혜주를 동반 끌어올리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3%가량 올랐으며 장중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섰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에 이어 1조달러 클럽에 가입하게 된 셈이다.

반도체 기업 중에서 시총이 1조달러를 넘은 것은 엔비디아가 유일하다.

기술주의 반등에 S&P500지수가 4,200을 돌파하면서 연말 전망치도 상향되고 있다.

RBC는 이날 올해 연말 S&P500지수 전망치를 기존 4,100에서 4,250으로 상향했다.

강세 시나리오에서는 4,400~4,6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부채한도 이슈가 종료되면 다음 달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급격히 둔화하지 않는다면 높은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해소되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많은 사람이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끈질기다"라며 기업들의 가격 인상을 멈추게 하려면 수요가 현저하게 둔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 회의와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S&P500지수 내 필수소비재, 에너지, 헬스, 자재 관련주가 하락하고, 임의 소비재, 기술, 부동산 관련주는 올랐다.

테슬라 주가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친강 외교부장을 만났다는 소식에 4% 이상 상승했다.

머스크 CEO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약 3년 만으로 이번 방문은 미·중 간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전기차 충전업체 차지포인트 주가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다는 소식에 14% 이상 올랐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올해 3월 계절 조정 전미 주택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4% 올랐다.

전월에 0.7% 오른 후 2개월 연속 상승했다.

20개 도시 주택가격지수도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5% 올랐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5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2.3으로 전월 수정치인 103.7에서 하락했다.

이는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5월 기대지수도 71.5로 직전월 71.7보다 약간 내렸다.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와 향후 여건에 대한 기대가 전달보다 부진해졌다는 의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부채한도 합의안이 완전히 처리되기 전까지는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렉티브 인베스터스의 리처드 헌터 시장 담당 대표는 마켓워치에 "(부채한도 합의에)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었지만, 합의안이 완전히 결승선을 넘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심리가 누그러질 것"이라며 "다음 장벽은 이미 일부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의회"라고 말했다.

그는 "최종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시장은 현상 유지 패턴을 재개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글렌메드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알렉스 아타나시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기술주가 은행 위기로 인해 안전자산처럼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36.9%를,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63.1%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과 같은 17.46으로 마감했다.

뉴욕증시, 부채한도 잠정 합의에도 혼조…나스닥 0.3%↑마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