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건축가들이 꿈꾼 이상…신간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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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건축되는 빌라나 다세대 주택을 보면 상당수가 필로티(Pilotis) 방식으로 지어진다.
주로 1층은 기둥 몇 개만으로, 벽면 없이 지어진 형태다.
그 기둥 사이 공간은 통상 주차장으로 활용된다.
버티는 힘이 탁월한 철근 콘크리트 없이는 불가능한 구조다.
스위스 건축가 르코르뷔지에(1887~1965)는 이런 필로티 방식 건축의 선구자였다.
유럽 문명이 제1차 세계대전으로 풍비박산 났지만, 1920~30년대만 해도 여전히 기계에 대한 믿음이 유럽 사회에 팽배했었다.
건축 분야도 마찬가지였다.
야심만만한 건축가 르코르뷔지에는 건축과 기계의 접목을 고민했다.
건축에서 기계화가 이뤄지려면 자재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어야만 했다.
그는 철근 콘크리트를 주목했다.
르코르뷔지에는 철근 콘크리트를 활용해 건물을 지었다.
단단한 철근과 콘크리트를 활용하니 아래층은 건물 벽면을 세우지 않고, 기둥만으로도 안전한 건물을 지을 수 있었다.
1931년 완공된 르코르뷔지에의 대표작 '빌라 사보아'는 이 같은 필로티 방식의 전형을 보여준다.
집은 공간활용도가 높았고, 편리했다.
주차장이 주택 하부 필로티에 있는 덕분에 비가 올 때도 차에서 내린 후 우산 없이 현관으로 걸어갈 수 있었다.
또한 철근 콘크리트 덕택에 벽을 최소화해 가로로 긴 창을 뚫을 수도 있었다.
르코르뷔지에는 "집은 살기 위한 기계"라고 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그의 건축 스타일은 완전히 바뀌었다.
일흔이 넘어 지은 '롱샹성당'(1955)은 빌라 사보아와는 여러모로 대척점에 있었다.
인공적이고, 기계적이며 직선적인 빌라 사보아와는 달리 롱샹 성당은 대부분 곡선으로 이뤄졌고, 좌우 대칭도 찾아볼 수 없다.
말년의 르코르뷔지에는 자연과 최대한 닮은 꼴의 건축을 추구했다.
'알쓸신잡'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명성을 얻은 유현준 홍익대 교수가 쓴 신간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을유문화사)은 서른 개의 근현대 건축물을 통해 근대 건축의 흐름을 살펴본 책이다.
르코르뷔지에의 '빌라 사보아'부터 장 누벨의 '루브르 아부다비'(2017)까지를 모았다.
저자가 스무살부터 33년간 "충격과 감동을 받은" 건축물 가운데 엄선한 작품들이라고 한다.
책에는 다양한 건축물이 나온다.
가령, 렌초 피아노와 리처드 로저스가 함께 건축한 '퐁피두 센터'는 독특한 건축물이다.
전통적인 건축물은 흉한 각종 설비를 최대한 숨기고 외관을 아름답게 꾸미는 데 치중한다.
반면, 퐁피두 센터는 각종 설비 파이프라인을 외관에 그대로 드러내는 '파격'을 연출했다.
프랭크 게리가 건축한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도 그에 못지않다.
건물은 직사각형 등 천편일률적인 형태가 아니라 물고기 모양이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의 성공 이후 수많은 건축물이 독특한 형태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 밖에도 건축 구조로 "국회의원은 국민보다 아랫사람"이라고 보여주는 '독일 국회의사당', 하나로 이어진 연속된 구조로 미술관 공간에 대한 선입관을 깬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공공 공간을 만들어 소통의 중요성을 역설한 'HSBC 빌딩'과 '씨티그룹 센터' 등을 조명한다.
저자는 "건축물을 보면 당대 사람들이 세상을 읽는 관점, 물질을 다루는 기술 수준, 사회 경제 시스템, 인간을 향한 마음, 인간에 대한 이해, 꿈꾸는 이상향, 생존을 위한 몸부림 등이 보인다"고 말한다.
492쪽.
/연합뉴스
주로 1층은 기둥 몇 개만으로, 벽면 없이 지어진 형태다.
그 기둥 사이 공간은 통상 주차장으로 활용된다.
버티는 힘이 탁월한 철근 콘크리트 없이는 불가능한 구조다.
스위스 건축가 르코르뷔지에(1887~1965)는 이런 필로티 방식 건축의 선구자였다.
유럽 문명이 제1차 세계대전으로 풍비박산 났지만, 1920~30년대만 해도 여전히 기계에 대한 믿음이 유럽 사회에 팽배했었다.
건축 분야도 마찬가지였다.
야심만만한 건축가 르코르뷔지에는 건축과 기계의 접목을 고민했다.
건축에서 기계화가 이뤄지려면 자재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어야만 했다.
그는 철근 콘크리트를 주목했다.
르코르뷔지에는 철근 콘크리트를 활용해 건물을 지었다.
단단한 철근과 콘크리트를 활용하니 아래층은 건물 벽면을 세우지 않고, 기둥만으로도 안전한 건물을 지을 수 있었다.
1931년 완공된 르코르뷔지에의 대표작 '빌라 사보아'는 이 같은 필로티 방식의 전형을 보여준다.
집은 공간활용도가 높았고, 편리했다.
주차장이 주택 하부 필로티에 있는 덕분에 비가 올 때도 차에서 내린 후 우산 없이 현관으로 걸어갈 수 있었다.
또한 철근 콘크리트 덕택에 벽을 최소화해 가로로 긴 창을 뚫을 수도 있었다.
르코르뷔지에는 "집은 살기 위한 기계"라고 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그의 건축 스타일은 완전히 바뀌었다.
일흔이 넘어 지은 '롱샹성당'(1955)은 빌라 사보아와는 여러모로 대척점에 있었다.
인공적이고, 기계적이며 직선적인 빌라 사보아와는 달리 롱샹 성당은 대부분 곡선으로 이뤄졌고, 좌우 대칭도 찾아볼 수 없다.
말년의 르코르뷔지에는 자연과 최대한 닮은 꼴의 건축을 추구했다.
'알쓸신잡'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명성을 얻은 유현준 홍익대 교수가 쓴 신간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을유문화사)은 서른 개의 근현대 건축물을 통해 근대 건축의 흐름을 살펴본 책이다.
르코르뷔지에의 '빌라 사보아'부터 장 누벨의 '루브르 아부다비'(2017)까지를 모았다.
저자가 스무살부터 33년간 "충격과 감동을 받은" 건축물 가운데 엄선한 작품들이라고 한다.
책에는 다양한 건축물이 나온다.
가령, 렌초 피아노와 리처드 로저스가 함께 건축한 '퐁피두 센터'는 독특한 건축물이다.
전통적인 건축물은 흉한 각종 설비를 최대한 숨기고 외관을 아름답게 꾸미는 데 치중한다.
반면, 퐁피두 센터는 각종 설비 파이프라인을 외관에 그대로 드러내는 '파격'을 연출했다.
프랭크 게리가 건축한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도 그에 못지않다.
건물은 직사각형 등 천편일률적인 형태가 아니라 물고기 모양이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의 성공 이후 수많은 건축물이 독특한 형태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 밖에도 건축 구조로 "국회의원은 국민보다 아랫사람"이라고 보여주는 '독일 국회의사당', 하나로 이어진 연속된 구조로 미술관 공간에 대한 선입관을 깬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공공 공간을 만들어 소통의 중요성을 역설한 'HSBC 빌딩'과 '씨티그룹 센터' 등을 조명한다.
저자는 "건축물을 보면 당대 사람들이 세상을 읽는 관점, 물질을 다루는 기술 수준, 사회 경제 시스템, 인간을 향한 마음, 인간에 대한 이해, 꿈꾸는 이상향, 생존을 위한 몸부림 등이 보인다"고 말한다.
492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