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서 선언문 채택…2027년까지 ODA 규모 2배로 증액
'日 오염수' 안전성 논란 속 '방사능 물질로부터 해양보호' 강조도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태평양도서국포럼(PIF) 회원국 정상들과 양측의 인도·태평양 전략 간에 접점을 확인하고 지속적인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미중 패권 경쟁과 맞물려 인도·태평양 지역 요충지로 부상한 이들 국가와 견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인태 전략 이행의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대통령실은 평가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의를 통해 '2023 한·태평양도서국 정상선언 : 회복력 있는 태평양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한 파트너십'을 채택했다.

서문과 6장 34항으로 구성된 이 선언문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며, 번영하고 회복력 있는 태평양을 실현하기 위한 분야별 협력 방향을 설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양측은 먼저 서로의 인태 전략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앞으로 구체적인 이행 방식에 대한 협의를 지속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전략'을, PIF는 지난해 7월 '2050 푸른 태평양 대륙 전략'을 각각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은 특히 기존 태평양 지역 협의체를 기반으로 한 태평양 지역주의를 지지하고, PIF는 대화 상대국으로서 한국의 관여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양측은 또 해양, 기후, 에너지, 사이버, 보건 등의 분야에서 포괄적 안보 협력을 맺고, 경제 발전을 위한 한국의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은 태평양도서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2배로 증액하기로 공약했다.

오는 2027년까지 3천990만 달러(약 530억 원)로 늘리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재정적 지원과 기술 이전 노력을 강화하고, 인적 교류 재활성화를 통한 관계 구축, 관광 협력을 위한 항공·해상 인프라 강화 협력도 지속하기로 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방사성 물질에 의한 환경오염으로부터의 해양 보호를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태평양도서국들은 한국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신청을 환영했고, 한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선거 등에서 지지를 요청했다.

양측은 앞으로 외교장관 회의를 2년마다 열고, 정상회의를 계속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대통령실은 보도자료에서 이번 선언에 대해 "양측 간 미래 협력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장기적 관계 발전의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과 태평양도서국은 '자유, 평화, 번영의 태평양을 위한 행동계획'을 별도로 발표했다.

구체적인 협력 사업을 회복력(Resilience), 역량 강화(Reinforcement), 연결성 재활성화(Revitalization) 등 3대 우선 추진 분야(3R)로 구분한 계획이다.

회복력 분야로는 수력 발전 댐 건설, 태양광 발전소 구축, 해수 온도 차 발전 사업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사업 지원, 감염병 대응 체계 마련을 위한 맞춤형 ODA 컨설팅 제공 등을 열거했다.

경제 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해양 수산 분야 전문가와 의료 전문 인력 양성, 새마을 운동 조성과 초청 연수 등을 제공하는 사업은 역량 강화 분야로 분류했다.

마지막으로 연결성 재활성화 분야로는 무역 투자 촉진 프레임워크를 체결하고, 디지털 장관 회의를 개최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했다.

대통령실은 "태평양도서국들의 실질적인 수요에 기반한 분야별 맞춤형 협력 사업을 제시하고, 사업을 지속 발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