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기획 두루 거친 '영업통'…"기업금융 명가 부활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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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규 차기 우리은행장 내정
상업·한일銀 파벌 해소는 숙제
상업·한일銀 파벌 해소는 숙제
총자산 440조원의 국내 4대 은행인 우리은행을 이끌게 된 조병규 내정자의 카카오톡 프로필엔 ‘늘 감사한 마음으로’라는 문구가 써 있다. 영업부터 전략, 준법감시, 경영·기획까지 은행 핵심 업무를 두루 맡으면서도 한결같이 겸손하고 주변 사람을 잘 챙긴다는 평가를 받는다. 30년 넘게 근무한 은행을 떠나 지난 3월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로 자리를 옮길 땐 동료와 후배들을 찾아 “그동안 도와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은행장 후보들과 심층면접한 한 외부 전문가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도 성향의 포용력 있는 리더십이 돋보였다”고 했다.
인간관계에선 푸근한 아저씨지만 영업 땐 눈빛이 달라진다. 2011년 첫 지점장으로 부임한 서울 상일동역지점을 1등 점포로 만들어 화제를 모았고, 본점 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이던 2013~2014년 은행 핵심평가지표(KPI) 1, 2위를 받았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일찌감치 ‘영업력’을 은행장 최우선 선임 기준으로 두겠다고 밝힌 만큼 ‘준비된 은행장’이란 평가다.
조 내정자는 준법감시인을 맡은 뒤엔 자금세탁방지부를 센터로 승격하고, 준법지원부를 준법감시실로 확대하는 등 준법감시체제를 개선했다. 기업그룹 부행장이던 작년 9월엔 금융권 처음으로 공급망 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를 출시했다.
수기로 처리하던 중소기업의 구매 업무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해주는 무료 서비스는 ‘상생금융’ 사례로 이달 초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도 소개됐다.
조 내정자에겐 ‘기업금융 명가’로 불렸던 우리은행 위상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도 주어졌다. 우리은행은 옛 5대 은행인 상업·한일은행이 합병해 탄생한 ‘1위 은행’이란 명성에 맞지 않게 ‘4등’으로 처져 있다. 그룹 ‘맏형’이란 책임도 크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과 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은행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9137억원)은 농협금융(9471억원)에 뒤진 5위 금융그룹으로 내려갔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돼온 상업·한일 출신 간 계파 갈등을 해소하는 것도 숙제다. 두 은행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합병해 2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임원 인사 등에서 출신 은행을 따지는 문화가 남아 있다. 이광구(상업) 손태승(한일) 권광석(상업) 이원덕(한일) 등 역대 우리은행장도 상업·한일 출신이 번갈아 맡았다.
김보형/정의진 기자 kph21c@hankyung.com
인간관계에선 푸근한 아저씨지만 영업 땐 눈빛이 달라진다. 2011년 첫 지점장으로 부임한 서울 상일동역지점을 1등 점포로 만들어 화제를 모았고, 본점 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이던 2013~2014년 은행 핵심평가지표(KPI) 1, 2위를 받았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일찌감치 ‘영업력’을 은행장 최우선 선임 기준으로 두겠다고 밝힌 만큼 ‘준비된 은행장’이란 평가다.
조 내정자는 준법감시인을 맡은 뒤엔 자금세탁방지부를 센터로 승격하고, 준법지원부를 준법감시실로 확대하는 등 준법감시체제를 개선했다. 기업그룹 부행장이던 작년 9월엔 금융권 처음으로 공급망 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를 출시했다.
수기로 처리하던 중소기업의 구매 업무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해주는 무료 서비스는 ‘상생금융’ 사례로 이달 초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도 소개됐다.
조 내정자에겐 ‘기업금융 명가’로 불렸던 우리은행 위상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도 주어졌다. 우리은행은 옛 5대 은행인 상업·한일은행이 합병해 탄생한 ‘1위 은행’이란 명성에 맞지 않게 ‘4등’으로 처져 있다. 그룹 ‘맏형’이란 책임도 크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과 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은행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9137억원)은 농협금융(9471억원)에 뒤진 5위 금융그룹으로 내려갔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돼온 상업·한일 출신 간 계파 갈등을 해소하는 것도 숙제다. 두 은행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합병해 2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임원 인사 등에서 출신 은행을 따지는 문화가 남아 있다. 이광구(상업) 손태승(한일) 권광석(상업) 이원덕(한일) 등 역대 우리은행장도 상업·한일 출신이 번갈아 맡았다.
김보형/정의진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