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에서 어엿한 배우로…'보라, 데보라'서 현실적인 부부 연기
'이로운 사기'에서는 정신과 의사 역…"내면의 날 선 모습 없애려고 노력"
박소진 "이미지에 깎아 맞추던 과거…이제는 내 모습 그대로"
"'걸스데이'로 데뷔했을 때는 저를 깎아서 만들어진 이미지에 끼워서 맞췄던 것 같아요.

음악이 좋았는데도 재미를 못 느꼈어요.

"
그룹 '걸스데이'의 애교 넘치던 맏언니 박소진이 아이돌 가수 출신에게 으레 따라붙는 연기력 논란을 당당히 떨쳐내고 배우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ENA 드라마 '보라! 데보라' 종영을 앞두고 지난 24일 서울 중구 장충동 한 카페에서 마주 앉은 박소진은 "연기를 시작한 후 일에 대한 만족도가 훨씬 높다"며 "재미를 느끼면서 일한다는 게 데뷔 초와 가장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소진은 '보라! 데보라'에서 결혼 4년 차에 접어든 커리어 우먼 이유정을 연기했다.

남편이 연애 때와 달리 식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섭섭함을 속으로 삭이는 인물이다.

박소진 "이미지에 깎아 맞추던 과거…이제는 내 모습 그대로"
박소진은 "부부 생활을 직접 겪어 보지는 못했지만,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내용들이 유정이네 부부의 에피소드에 잘 담겨있었다"며 "캐릭터를 맡은 이유는 직접 그 생활에 들어가서 경험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캐릭터와 닮은 점이 많았기에 연기하면서 느낀 점도 많았다고 한다.

박소진은 "여린 티를 내고 싶지 않아 한다는 점이 가장 비슷하다"며 "원래도 사람을 무서워하는데, 이 일(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그런 불안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관계가 실패할까 봐 두려워한다는 점도 유정이와 비슷해요.

전에는 결혼을 안 하고 싶은 마음이 80%였는데, 유정이를 연기하고 나서는 결혼을 통해 내가 몰랐던 새로운 형태의 사랑을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

지금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반이에요.

(웃음)"
박소진 "이미지에 깎아 맞추던 과거…이제는 내 모습 그대로"
박소진은 오는 29일 처음 방송되는 tvN 새 드라마 '이로운 사기'에서는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모재인 역을 맡았다.

생활비를 걱정해 본 적 없고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랐지만, 환자들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캐릭터다.

박소진은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환자가 어떤 마음이든 품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저는 속으로 날이 서 있는 사람인데, 그런 날 선 부분을 깎아내려고 애를 썼다"며 "사람들을 품어주는 동시에 예리함을 잃지 않는 캐릭터를 구상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소진 "이미지에 깎아 맞추던 과거…이제는 내 모습 그대로"
2010년 아이돌로 데뷔했지만 이제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는 박소진은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는 원동력에 대해 "먹고 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일이 끊겼을 때 돈이 없어지면 어떡하나'라는 두려움이 있어서 기회가 생기면 거르는 것 없이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할 때 이제 가수가 아니라 배우 같다는 댓글을 읽었어요.

실제로 그렇게 생각해주시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정말 다행이에요.

배우로 직업을 바꾸고 나서 가장 좋은 건, 저를 제 모습 그대로 봐주신다는 거예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