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직접 나섰다…미래차 주도권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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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차 사업 확대를 위해 전면에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자동차 기업 CEO들과의 만남을 늘려가면서 차량용 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정재홍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이 회장은 지난해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을, 얼마 전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만났습니다. 다음주에도 기대할 만한 회동 가능성이 언급된다고요.
<기자> 네. 페라리는 다음달 1일부터 4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초대형 전시회를 엽니다.
수십 대의 슈퍼카를 포함해 최신 기종까지 이 자리에서 선보일 예정인데요. 한 대당 수억 원을 호가하는 만큼 기존 고객 등 VIP가 주 초청 대상이고 일반 대중에게 오픈되는 건 4일 딱 하루입니다.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가 행사에 직접 참석합니다. 페라리 수입사 FMK 지분 100%를 확보하고 있는 효성 측이 최근 VIP명단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회장도 초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참석 가능성이 언급되는 겁니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가 페라리에 최신 OLED 디스플레이를, 하만은 디지털콕핏을 공급하기로 한 상태입니다.
<앵커> 이 회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자동차 기업들과의 미팅이 눈에 띄는데요. 특히 머스크 CEO와의 만남이 가장 주목을 받았었죠.
<기자> 맞습니다. 두 사람은 과거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만난 적이 있지만 따로 시간을 내 대면한 건 처음입니다.
삼성 파운드리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전용 칩을 만들고 있습니다. 14나노 공정 3세대 FSD를 만들어 왔고 7나노 기반 전용 칩도 생산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 대만 언론에서 TSMC가 4~5나노 기반 테슬라 차세대 전용 칩을 수주했다고 보도하면서 삼성이 대형 고객사인 테슬라를 잃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3나노 공장을 짓고 있어서 생산 이점을 확보했다는 건데요.
이 회장과 머스크의 만남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킨 겁니다. 더불어 차세대 반도체에서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협력 확대 가능성까지 제시했습니다.
<앵커> 이번 만남으로 삼성전기의 테슬라 카메라모듈 공급 확대도 관심이라고요.
<기자> 삼성전기는 2021년 약 4,900억 원 규모의 테슬라 전기트럭용 카메라 모듈 수주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엔 수조 원대 계약에도 성공했다는 주장도 나왔는데, 벌써 1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지만 삼성전기는 조회공시에서 "협의 중"이라고만 밝힐 뿐 공식화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음 조회공시 답변 기한이 8월 28일까지인데, 이 회장이 머스크를 만난 이후인 만큼 변화가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앵커> 삼성에게 자동차 사업하면 오디오·전장 기업 하만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9조 원에 달하는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이후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애물단지라는 지적도 있었잖아요. 미래차 시장 확대로 전장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고요.
<기자> 네. 하만의 성과는 실적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하만의 매출이 3조 1천억 원을 기록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0% 가까이 성장했습니다.
경기침체로 삼성전자의 모든 사업이 같은 기간 매출 역성장했는데 하만만 유일하게 같은 기간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하만의 차량용 디지털콕픽 생산실적은 1분기 약 220만 개로 지난해 1분기 약 190만 개 보다 15% 이상 증가했습니다.
하만은 이 회장에겐 조금 더 각별한 사업입니다. 이 회장이 부회장 시절인 2016년 9월 등기이사에 오른 뒤 단행한 첫 번째 M&A였습니다.
하만은 이미 BMW,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에 디지털콕핏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올해엔 페라리까지 뚫은 건데, 슈퍼카에 공급하는 프리미엄 이미지까지 획득하면서 사업 입지가 더 탄탄해졌다는 평가입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전세계 자동차용 반도체 및 전장부품 시장은 2024년 약 520조 원에서 2028년 91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메모리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하락을 보면요. 삼성전자 안팎으로 미래 먹거리를 빨리 발굴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합니다.
자동차, 특히 미래차를 전면에 내세우며 활동량을 늘려가는 이 회장으로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인 겁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재홍기자 jhjeo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