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제출 '우크라 안팎 보건 위기 우려' 결의안은 부결
WHO 총회서 러 우크라 의료시설 공격 규탄 결의…북·중은 반대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들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현지 의료 시설 파괴 행위를 규탄하는 결의안이 통과됐다.

WHO는 24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제76차 WHA에서 이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 끝에 통과시켰다.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을 포함해 80개국이 찬성표를 던졌고 러시아와 중국, 북한, 벨라루스 등 9개국이 반대표를 행사했다.

기권은 52개국에서 나왔고 나머지는 표결에 불참했다.

결의안은 러시아의 병원 등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을 규탄하면서 이를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무력 침공으로 발생한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보건 상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내용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을 맞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쟁 1년간 다른 유럽 국가로 들어온 우크라이나 난민은 800만여명에 이르며 국경을 넘지 않은 채 고향을 떠난 실향민 규모도 650만여명이다.

우크라이나에서 포격 등으로 의료시설이 파손된 사례는 작년 말 기준으로 700건이 넘는다.

의료 기관을 겨냥한 공격은 국제인도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서방 국가들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이번 결의안에 맞서 우크라이나 보건 비상 상황에 관한 결의안을 시리아와 공동 발의해 총회 안건으로 올리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안팎'의 보건 위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이지만 러시아의 영토 침공과 시설 파괴 행위를 비롯해 보건 위기가 발생한 원인에 관한 내용은 전혀 언급돼 있지 않았다.

이 결의안 역시 표결에 부쳐졌지만 반대 62개국, 찬성 12개국, 기권 61개국, 불참 41개국 등으로 나타나 부결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