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가 투룸이 된다?"…광명에 3만명 줄 섰다
거실·부엌 트인 ‘오픈 다이닝’ 혁신 구조
39㎡ 공간에 침실·서재 ‘투룸’ 배치 가능
84㎡엔 드레스·파우더룸 ... 비행기 소음은 변수
“청약이 진행된 3일간 3만 명이 다녀갔습니다. 전용면적 39·49㎡ 소형은 임대를 놓으려는 전국의 투자자들, 84㎡는 가산디지털단지 등 실거주자의 관심이 많았습니다.”(조준용 GS건설 분양소장)
올해 경기 광명뉴타운 청약의 막이 올랐다. 광명뉴타운은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을 중심으로 총 11개 구역에 1만7000명이 입주하는 ‘미니신도시’급 대단지다. 올해만 4개 구역에서 1만1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된다.

서울시와 목감천을 맞대고 붙어 있는 광명자이더샵포레나(1구역)가 5월 4~9일 전체 3585가구 중 809가구의 청약을 진행하면서 첫 타자로 나섰다. 1순위 청약에 4422명이 몰려 10.4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분양시장의 흥행 분위기를 여과 없이 보여줬다. 특히 2가구를 모집한 84㎡A는 8억8290만원의 고분양가에도 447명이 청약을 넣어 경쟁률이 223.5 대 1에 달했다. 1~2인 가구 타깃인 49㎡A는 5억280만원 분양가에도 1가구 모집에 96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광명자이더샵포레나 모델하우스 단지 모형.
광명자이더샵포레나 모델하우스 단지 모형.
청약 열기가 휩쓸고 지나간 광명자이더샵포레나 모델하우스를 최근 다녀왔다. 모델하우스에는 39㎡와 49㎡B, 84㎡B형이 전시돼 있다. 이 단지는 ‘국민평수(국평)’인 84㎡보다는 39㎡와 49㎡짜리 소형이 696가구로 분양 물량의 86%를 차지한다. 모델하우스에는 84㎡형도 있었지만 방문자에게 주목받은 건 1~2인가구를 타깃으로 하는 소형이다. 분양대행사가 ‘주력’이라고 밝힌 만큼 계약 면적을 남김없이 전용면적으로 활용한 게 눈에 띄었다.
"39㎡가 투룸이 된다?"…광명에 3만명 줄 섰다

계단식 49㎡에 판상형 구조

방문자의 문의가 가장 많았고, 기자도 주목한 건 49㎡B타입이다. 현관을 지나면 좌측은 부엌, 우측은 거실인 구조다. 양측의 창문이 마주 보는 ‘판상형’이어서 거실과 주방을 가로지르는 통풍이 가능하다. 이는 49㎡임에도 복도식이 아니라 계단식이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다. 천장 안으로 등이 들어가 있는 ‘우물형 천장’ 구조여서 한층 더 트여 있다는 인상을 준다. 거실 창문이 바닥부터 천장까지 닿아 있어 채광도 괜찮다는 평가다. 에어컨과 공기청정시스템이 천장에 들어가 있어 공간을 절약한 효과도 있다. 벽에 붙은 스크린에 손가락을 대고 돌리면 우물형 천장의 밝기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이했다.
49형 부엌 내부 모습.
49형 부엌 내부 모습.
49㎡B형의 다른 장점은 현관이 부엌과 거실 중간에 있어 두 공간이 분리된다는 것이다. 두 공간이 붙어 있는 39㎡형과 차별화되는 지점으로 꼽힌다. 공간을 많이 잡아먹는 식기세척기가 들어갈 수 있는 가구 내부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다. 또 김치냉장고는 빌트인 방식이어서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49형 침실 내부 모습.
49형 침실 내부 모습.
49㎡이면서도 큰 방이 2개다. 거실 쪽 침실은 퀸사이즈(1500×2000) 침대가 들어가기 적합한 크기다. 방 왼편으로는 드레스룸이 있다. 이 역시도 39㎡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화장실을 사이에 두고 부엌 옆으로 방이 있는데 싱글 혹은 더블사이즈 침대를 놓기에 적합한 규모다. 두 방 모두 바깥쪽으로 각각 발코니 공간이 있는데 벽이나 새시 없이 트여 있다. 발코니 안으로는 다용도실이 또 있다.

39㎡인데 투룸이 나왔다

39㎡형은 공간이 작으면서도 49㎡에 못지않은 공간 활용도를 보여주는데, 놀랍게도 거실 외에 방이 2개다. 다만 49㎡형과 달리 거실과 부엌이 한 공간에 있다. 중간에 세라믹 패널로 이뤄진 식탁이 있어 동선이 짧은 1인 가구나 2인 가구의 편의성을 높이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식탁 옆 벽면에는 누르면 열리는 대형 플랩장이 붙어 있다.
39형 내부 모습.
39형 내부 모습.
거실은 49㎡형과 같다. 거실 맞은편의 침실은 더블사이즈 침대를 놓기에 적합한 크기다. 내부 드레스룸이 없기 때문에 침대 옆에 화장대를 놓을 만한 공간이 나온다. 침실 옆에 발코니 공간이 커튼만 쳐진 상태로 트여 있다는 점도 49㎡형과 같다. 현관 옆에 있는 방은 서재와 옷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규모다. 꼭 책상이 아니어도 싱글 침대는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보였다. 이곳을 찾은 회사원 김진욱 씨(31)는 “투룸이라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이라면서도 “둘이 오래 살기엔 좁아 보여 매수하기에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39·49㎡형은 단지 배치에서 ‘모’ 아니면 ‘도’다. 나머지 중대형 주택형과는 분리된 동에 모여 있다. 운이 좋아 목감천에 인접한 2단지나 3단지에 배정되면 개봉역까지 15분이면 갈 수 있다. 하지만 1단지로 배정되면 광명자이더샵포레나 1단지에서도 남쪽 경사가 심한 동에 입주하게 된다.

84㎡는 타워형 양면뷰…골프연습장도 설치

84㎡ 타입은 거실에 양면뷰가 있는 타워형 구조다. 앞선 소형 주택형과 달리 현관부터 양면에 수납장이 있다. 복도로 들어서면 자녀들이나 손님이 쓸 수 있는 방 2개가 나란히 배치돼 있다. 두 방 모두 넓은 창문으로 채광이 좋고 안방 수준으로 넓다. 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양면뷰를 갖춘 거실이 나타난다. 거실 전체를 우물형 천장으로 밝혀 트여 보인다. TV 맞은편 바닥을 높여 앉아서 TV를 볼 수 있게 했다는 게 특징이다. 다만 거실 모퉁이가 네모난 형태로 들어와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방문자 A씨는 “거실 한 벽면이 구부러져 들어와 창이 작아졌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84형 부엌 내부 모습.
84형 부엌 내부 모습.
부엌은 ㄷ자형 주방으로 중간이 거실과 트여 있어 ‘오픈 다이닝’ 분위기를 냈다. 부엌과 거실을 분리하는 식탁 위 천장에는 블루투스 스피커가 내장돼 식사하면서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게 흥미를 끌었다. 부엌과 자녀들 방 사이엔 성인 두 명이 누울 만한 창고가 또 하나 있다. 안방 공간도 남김없이 활용됐다. 안방에 발코니가 이어져 있고, 오른편에는 파우더룸이 있다. 파우더룸 안쪽으로 드레스룸이 나온다. 파우더룸 옆에는 부부욕실도 있다. 84㎡ 공간을 남김없이 활용한 셈이다.

커뮤니티 시설도 주목할 만하다. 독서실과 피트니스클럽뿐 아니라 골프연습장과 GX룸, 사우나가 2단지에 들어간다. 가구수가 많은 1단지에는 대규모 독서실과 북카페·오픈 스터디룸이 한 층에 들어가며 골프연습장과 피트니스클럽·필라테스·GX룸·사우나가 다른 층에 들어설 예정이다.

경사·소음은 변수

모델하우스가 단지 옆에 붙어 있어 서울 출퇴근을 간접 경험해볼 수 있었다. 이 단지에서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까지 도보로 30분 가까이 걸린다. 1호선 구일역도 30분 거리다. 중간중간에 만만치 않은 경사로가 있거나 갑자기 보도가 사라진다는 점도 문제다. 목감천 인근 동에 입주한다면 광명사거리역이나 구일역보다는 1호선 개봉역이 가깝다. 개봉역까지는 별다른 경사로 없이 15분만 걸으면 닿는다. 물론 1단지에서도 단지 내 경사가 심한 남측 구역은 어디든 20분 넘게 걸릴 수 있다.

단지 내부는 상당한 오르막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단지 남쪽은 경사진 위치다. 소음도 변수다. 이 단지가 위치한 광명1동은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 이동 경로에 있어 ‘소음대책 대상지역’에 속한다. 실제로 비행기가 앞바퀴를 열고 다닐 정도로 김포공항과 가깝고, 바퀴가 선명하게 보인다.

분양가는 △39㎡ 4억3750만원 △49㎡A 5억280만원 △49㎡B 5억7130만원 △74㎡ 7억7600만원 △84㎡A 8억8290만원 △84㎡B 10억4550만원 △112㎡ 13억110만원이다. 입주는 2025년 12월 예정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