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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3월 SK는 2025년까지 주가를 200만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목표했다. 당시 26만원대였던 주가는 하락세를 거듭하며 16만원대로 추락했다. 금리 상승에 취약한 사업 구조, 높은 부채 규모, 자회사 실적 부진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8일 SK는 1.77% 오른 16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12.4% 올랐지만 SK는 11.6% 떨어졌다. 최고점인 2021년 2월(36만500원)과 비교하면 43% 하락했다. 지난 1년간 기관 투자자가 3563억원을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1년 전까지 SK는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최선호 주식이었다.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첨단소재 등 4차산업혁명 핵심 사업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서다. 경영진 핵심성과지표(KPI)에 주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50%로 높이는 등 주주가치에 신경 쓰는 모습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산운용사 대표는 “SK는 주주가치 제고에 인색한 한국에서 몇 안 되는 주주 친화적인 회사였다”라며 “다른 지주사와 달리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사업을 발굴하고 공격적으로 기업가치를 증대시키는 투자형 지주회사라는 점도 매력으로 꼽혔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가 급등하자 수조 원에 달했던 투자 기업들의 지분가치가 급락했다. 투자를 위해 금융권에서 끌어쓴 124조원(1분기 말)에 이르는 부채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작년에 이자비용으로 쓴 금액이 2조1411억원에 달한다. 운용사 관계자는 “투자 기업들이 주로 비상장 벤처 기업이어서 금리 상승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다”고 설명했다.

부진한 주식 시장도 자금 사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SK는 자회사를 성장시킨 후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거나 설비 자금을 확보했는데, 증시 침체로 신규 상장이 어려워진 것이다.

주요 자회사들의 업황도 대부분 부진하다. SK이노베이션은 유가가 급락하면서 재고자산 평가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연결 자회사인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에서 지분법 평가손실이 커지면서 지난 1분기 6630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에너지 자회사이자 주요 수익원인 SK E&S에서 수취하는 배당금이 감소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2020년 1조1113억원이었던 배당금 수취액은 26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차입금이 많은 상태에서 배당까지 줄어들자 부담이 더욱 커졌다”고 언급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 0.4배까지 하락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SK가 적정 기업가치의 3분의 1수준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며 “주식시장에서 가장 싼 기업 중 하나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가 하락할 경우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기업으로도 꼽힌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