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준·정우람 '관록투'…함덕주 부활·김진욱과 최지민 급성장
좌완에 물어봐…승패 좌우하는 '왼손 불펜 투수' 미친 존재감
프로야구 시즌 초반 왼손 불펜 투수의 존재감이 크게 도드라진다.

경기 중후반 위기를 극복할 원 포인트 릴리프 또는 1이닝을 책임질 확실한 좌완 불펜 요원이 있는 팀은 행복하다.

'믿을맨'에 왼팔이 없는 팀은 불안해한다.

상위권에서 잘 나가는 SSG 랜더스,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에는 눈에 띄게 성장하거나 부활한 왼손 요원이 한 명씩은 있다.

불혹에 회춘한 고효준은 SSG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좌완 투수다.

SSG가 4-0으로 승리한 17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고효준은 8회 등판해 탈삼진 2개를 앞세워 1이닝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나이 들어 구속이 더 빨라진 희귀한 '역주행'으로 고효준은 올 시즌 18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2.81을 올리고 SSG 허리진을 튼실하게 받친다.

16이닝 동안 삼진을 19개나 뽑아낸 데서 보듯 탈삼진 능력이 뛰어나다.

좌완에 물어봐…승패 좌우하는 '왼손 불펜 투수' 미친 존재감
롯데에서는 데뷔 3년 차 김진욱이 위기 '스토퍼'로 맹활약 중이다.

김진욱은 17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1-1로 팽팽히 맞선 8회 2사 1, 3루 위기에 마운드에 올라 좌타자 김인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불을 껐다.

빠른 볼과 커브를 섞어 공 4개로 김인환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김진욱도 올해 16경기에서 2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2.40으로 준수한 성적을 내는 중이다.

그는 15이닝에서 15탈삼진을 기록했다.

좌완에 물어봐…승패 좌우하는 '왼손 불펜 투수' 미친 존재감
함덕주는 고우석이 부상으로 빠진 LG 뒷문을 단단히 잠그고 극적으로 재기했다.

두산 베어스에서 LG로 이적한 뒤 2021∼2022년 이렇다 할 인상을 남기지 못한 함덕주는 올해에는 벌써 20경기에 등판해 2승 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1.96의 특급 투구로 허약해진 트윈스 불펜을 지탱하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5⅓이닝 동안 안타를 단 1개만 맞았을 정도로 페이스가 좋다.

좌완에 물어봐…승패 좌우하는 '왼손 불펜 투수' 미친 존재감
5연패를 당했다가 삼성 라이온즈를 연파하고 회생한 KIA 타이거즈에는 이준영과 최지민 왼손 듀오가 있다.

이준영은 올해 16경기에서 3홀드, 평균자책점 1.74로 데뷔 이래 최고의 시즌을 예고했고, 지난겨울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호주프로리그에 참가해 기량을 키운 최지민은 16∼17일 삼성전에서 데뷔 첫 승리와 세이브를 거푸 따내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데뷔 2년 차인 최지민은 지난해 6이닝밖에 안 던져 올해 신인왕 경쟁에 뛰어들 후보다.

최지민은 17일 7-6으로 쫓긴 1사 2루에 구원 등판해 1점 차 승리를 마무리하며 두둑한 배짱을 뽐냈다.

전상현, 장현식, 정해영으로 이어지는 '필승 J 트리오'가 부진하지만, 왼손 듀오가 힘을 낸 덕분에 KIA는 불펜 운용에서 한숨을 돌렸다.

좌완에 물어봐…승패 좌우하는 '왼손 불펜 투수' 미친 존재감
다음 달 1일에 38세 생일을 맞는 정우람도 4홀드, 평균자책점 3.00의 '부활투'로 끈기가 생긴 한화 이글스 마운드의 보루 노릇을 한다.

정우람은 17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1-1인 6회 등판해 볼넷 1개만 주고 1이닝을 실점 없이 정리해 연장 승리의 밑거름을 놓았다.

올해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이 0.83에 불과하고 피안타율도 0.163으로 양호하다.

경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관록은 팀 내 젊은 투수들과 비교할 수 없이 돋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