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도시, 배터리 심장부로…투자·사람 몰려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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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철강 산업의 메카, 포항이 배터리 도시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2017년 지진으로 건물이 붕괴되고 주민들이 떠나가며 성장을 멈췄던 지역 경제도 활력을 되찾고 있습니다.
김채연, 이지효 기자가 직접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전기차 배터리 소재 생산으로 분주한 경북 포항 블루밸리 산업단지.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공장이 하반기 본격 가동을 앞두고 시험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지금 증설이 한창인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공장에 나와 있습니다. 내년 하반기 증설이 마무리되면 전기차 47만대 분의 음극재를 생산할 수 있게 됩니다."
바로 옆에서는 1만톤 규모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증설 작업이 한창입니다.
배터리 충전 속도와 수명을 결정하는 음극재는 양극재와 함께 2차 전지 양대 핵심 소재로 꼽힙니다.
[이승철 / 포스코퓨처엠 인조흑연 TF팀 리더: 포스코퓨처엠은 천연 흑연 음극재뿐만 아니라 인조 흑연 음극재도 국산화에 성공했습니다. 글로벌 배터리 기업과 대규모 소재 공급을 체결해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입니다.]
블루밸리 산단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영일만 산업단지에는 양극재 공장 건설이 한창입니다.
양극재는 배터리 생산비의 40%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소재.
포스코퓨처엠은 올 하반기 연산 3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준공하고 2025년까지 생산 능력을 연산 10만 6천톤 까지 확충할 계획입니다.
충청을 기반으로 하는 양극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도 포항을 제2의 생산 거점으로 낙점했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은 영일만 산업단지에 양극재 연산 15만톤, 양극재 중간소재인 전구체의 경우 연산 5만톤 생산 체계를 갖췄습니다.
추가로 1조 7,000억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양극재 연산 42만톤, 전구체 연산 22만톤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철강 산업의 메카인 포항이 신성장 산업인 배터리 도시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습니다.
2017년 지진 이후 오랜 기간 침체기를 겪은 포항은 배터리 소재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며 신성장 산업 키우기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올들어서만 포스코, 에코프로비엠 등 국내외 배터리 소재기업 11개사가 투자를 결정했고, 규모는 2030년까지 12조원에 달합니다.
한국경제TV 김채연입니다.
영상취재: 이성근, 영상편집: 김준호, CG: 심유민
<기자>
배터리 생산 기지가 대거 확충되자, 전문 인력 부족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습니다.
포항공대, 즉 포스텍은 철강 대학원을 철강·에너지 소재 대학원으로 개편해 배터리 인력 육성에 나섰습니다.
포스텍을 중심으로 포항에서만 해마다 2차전지 인력 5,000명 이상이 배출됩니다.
[김성준 / 포스텍 철강·에너지소재대학원 원장: 올해 처음 졸업생이 나왔는데요. 포스코퓨처엠,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에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 쪽 수요가 가장 많을 것 같습니다.]
대규모 2차전지 생산 기지를 지원할 인프라 구축도 필요한데,
포항시는 영일만 산업단지와 블루밸리 산업단지의 전기, 용수 등 산업 기반 조성에 들어갔습니다.
[권혁원 / 포항시 일자리경제국장: 가장 중요한 것이 인프라, 정주 여건 조성입니다. 물건을 생산할 때까지 충분한 인프라를 지원할 계획이고, 전문 TF를 구성해서 준비할 예정입니다.]
동해안 유일의 컨테이너 항만인 영일만항으로 물류적 이점까지 갖춘 포항은,
공항, KTX, 고속도로 등과 연결되며 명실상부한 K-배터리 심장부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한국 배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관련 기업들의 입주가 이어지며 이곳 포항 지역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사람이 떠나던 도시 포항에는 외지인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불황이 무색하게 '살 집' 찾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A 부동산 중개업소: 그분들은 다 원룸에 사시잖아요. 지금 이쪽에도 원룸은 빈 방이 없어요.]
[B 부동산 중개업소: 영일만 산업단지도 그렇고 아무래도 사람이 들어오니까 가장 먼저는 다가구 주택, 포항에 방이 없어요.]
포항 시민들 역시 '배터리 도시' 포항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박이슬 / 경북 포항시: 포항에 큰 발전이 될 거 같은데요. 에코프로도 있고, 포스코퓨처엠도 있고 회사들이 많잖아요.]
[김가연 / 경북 포항시: 철강은 옛날부터 했던 건데, 이제 2차전지 산업단지가 됐으니까 이걸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TV나 뉴스, 이런 데 자주 나왔으면….]
포항은 정부가 추진하는 2차전지 특화단지 선정에 충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신속한 인허가, 세제 혜택 등이 제공되는 만큼 관련 기업들을 추가로 유치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정부는 이번 주부터 2차전지 특화단지 심사에 들어가 다음 달 최종 선정할 예정입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
영상취재: 김재원, 영상편집: 권슬기, CG: 이혜정
이지효 기자·김채연 기자 jh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