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주민 "가동 중단하거나 이전해야"…발전소 "계속 가동 불가피"

설계 수명이 다 돼가는 경기도 성남 분당복합화력발전소의 지속 가동을 위해 설비를 최신 시설로 교체하는 사업을 두고 인근 주민과 발전소 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설계 수명 30년' 도래 분당복합발전소 현대화사업 놓고 갈등
16일 한국남동발전과 분당구 분당동 주택단지 주민들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남동발전은 설계 수명 30년이 도래한 분당복합화력발전소의 노후 설비를 고효율·친환경 설비로 교체하는 현대화사업을 올해 말 착공할 계획이다.

오는 2033년까지 향후 10년간 1조2천219억원을 들여 기존 922㎿/h급 노후 설비를 1천14㎿/h급 고효율·친환경 설비로 교체해 주변 지역 대기환경 개선과 안정적인 열·전력 공급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남동발전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지난해 6월 현대화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산자부는 올해 1월 제10차 전력 수급계획에 이를 반영했다.

이에 남동발전은 오는 11월까지 현대화사업 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를 완료하고, 연말 착공할 계획이다.

분당복합화력발전소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해 난방열과 전력을 생산하는 시설로 분당신도시 개발계획에 따라 1990년대 초 건설됐다.

1993년에 1블록(설비용량 574㎿/h, 가스터빈 5기·증기터빈 1기), 1997년에 2블록(348㎿/h, 가스터빈 3기·증기터빈 1기) 설비가 각각 준공됐다.

시간당 발전 설비용량은 922㎿, 열 공급 용량은 697Gcal다.

'설계 수명 30년' 도래 분당복합발전소 현대화사업 놓고 갈등
이곳 발전소에서 생산된 난방열은 인근 지역난방공사를 통해 분당·용인 수지 등 수도권 남부지역 아파트 약 15만5천여가구에 공급되고 있다.

발전 설비의 설계 수명이 다 되어가자 분당동 단독주택 단지 주민들은 가동을 중단하든지 발전소를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곳 발전소에서 생산된 난방열이 분당동 단독주택 단지에는 공급되지 않는다는 점도 이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정부 고시에 따라 분당동 단독주택 단지는 집단에너지 공급 대상에서 제외된 탓이다.

분당동 단독주택 단지 주민 486명은 지난 2월 분당 복합발전 현대화사업 반대 의견서를 산자부에 제출한 데 이어 지난 15일에는 662명의 서명을 담은 반대 의견서를 산자부, 경기도, 성남시 등 유관기관 14곳에 보냈다.

분당 주택단지 주민발전회 강도경 부회장은 "지난 30년 동안 재산권과 건강권을 침해당하면서도 참아왔다"며 "더는 희생을 강요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설계 수명 30년' 도래 분당복합발전소 현대화사업 놓고 갈등
강 부회장은 "남동발전이 내일(17일) 분당동에서 주민설명회를 여는데 주민 동의 없이 사업을 밀어붙이고 계획한 만큼 설명회 참석을 거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분당 등 수도권 남부에 안정적으로 열과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 분당 복합발전소의 계속 가동은 불가피하다"며 "이번 설명회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로로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