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는 해상풍력단지를 만들면 '갈매기 호텔'을 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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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적용 가능성 높아…국내종과 환경에 맞는 방안 연구해야"
지난 2월 9일 충남 홍성군 모산도에서 황새 사체가 발견됐다.
태어난 지 1년이 채 안 됐을 어린 개체였는데 바로 근처에 있는 해상풍력발전기 날개에 부딪혀 폐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해상풍력발전기도 유리창과 방음벽처럼 '하늘의 로드킬'을 유발한다.
최근 수립된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작년 9.2%에서 2030년 21.6% 이상까지 늘어나고, 이 중에서도 해상풍력 비중이 3배까지 확대될 예정인 만큼 조류 충돌 문제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도 해상풍력발전 용량은 2020년 기준 35GW(기가와트)에 달하며 2030년까지 228GW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15일 한국환경과학원(KEI)에 따르면 풍력발전기가 조류 충돌에 주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긴 어렵다.
해상풍력발전기 중에서도 갯벌이나 섬이 아닌 해양에 설치된 경우 부딪혀 죽은 새의 사체를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독일 학계에서는 "풍력발전기와 충돌해 사망하는 조류의 수는 알려진 것보다 많다"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KEI는 "해외에서는 단순히 충돌 문제로 접근하지 않고 집단 번식하거나 이동하는 해양성 조류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하는 '개체군 생존력 분석'을 통해 (풍력발전기의 조류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KEI와 국립생태원이 2021년부터 환경부 의뢰로 '해양성 조류 공간이용 분석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해양성 조류가 집단으로 번식하는 장소나 먹이터로 활용하는 곳을 파악함으로써 해상풍력단지를 만들지 말아야 할 곳을 찾아내기 위함이다.
해양성 조류 공간이용 분석 결과는 올해 안에 나올 전망이다.
해상풍력단지를 만들 때 해양성 조류를 고려해야 하는 것은 입지와 서식지가 겹치기 때문이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바람이 셀수록 어장도 커지는 경향이 있다.
해상풍력발전 선도국으로 평가받는 독일과 덴마크 등은 이런 특성을 고려해 해상풍력단지를 영해보다는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조성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반면 제주 탐라 해상풍력발전단지와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등 한국 해상풍력발전소는 가까운 바다에 자리 잡고 있다.
영국은 해상풍력단지를 먼바다에 짓는 것에 더해 '세가락갈매기 호텔'(kittiwake hotel)이라는 이름으로 인공번식지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 3월 6일 잉글랜드 동부 서퍽의 로위스토프트 해안에는 세가락갈매기 430쌍이 번식할 수 있는 구조물이 마련됐다.
세가락갈매기는 1970년대 이후 개체군 크기가 40% 감소하면서 IUCN 적색목록에 '취약(VU)' 등급으로 분류된 종이다.
이후승 KEI 연구위원은 "세가락갈매기 호텔은 국내에서도 적용 가능성이 높은 보상 방안"이라면서 "다만 똑같이 인공번식지를 설치하기보다는 국내 서식종과 서식 환경에 적합한 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시행 중인 대표적인 보상 정책으로는 멸종위기에 처한 해양성 조류의 번식을 돕기 위해 칠산도와 육산도 등에 나뭇가지 등 둥지 재료를 공급하는 사업이 있다.
/연합뉴스
태어난 지 1년이 채 안 됐을 어린 개체였는데 바로 근처에 있는 해상풍력발전기 날개에 부딪혀 폐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해상풍력발전기도 유리창과 방음벽처럼 '하늘의 로드킬'을 유발한다.
최근 수립된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작년 9.2%에서 2030년 21.6% 이상까지 늘어나고, 이 중에서도 해상풍력 비중이 3배까지 확대될 예정인 만큼 조류 충돌 문제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도 해상풍력발전 용량은 2020년 기준 35GW(기가와트)에 달하며 2030년까지 228GW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15일 한국환경과학원(KEI)에 따르면 풍력발전기가 조류 충돌에 주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긴 어렵다.
해상풍력발전기 중에서도 갯벌이나 섬이 아닌 해양에 설치된 경우 부딪혀 죽은 새의 사체를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독일 학계에서는 "풍력발전기와 충돌해 사망하는 조류의 수는 알려진 것보다 많다"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KEI는 "해외에서는 단순히 충돌 문제로 접근하지 않고 집단 번식하거나 이동하는 해양성 조류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하는 '개체군 생존력 분석'을 통해 (풍력발전기의 조류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KEI와 국립생태원이 2021년부터 환경부 의뢰로 '해양성 조류 공간이용 분석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해양성 조류가 집단으로 번식하는 장소나 먹이터로 활용하는 곳을 파악함으로써 해상풍력단지를 만들지 말아야 할 곳을 찾아내기 위함이다.
해양성 조류 공간이용 분석 결과는 올해 안에 나올 전망이다.
해상풍력단지를 만들 때 해양성 조류를 고려해야 하는 것은 입지와 서식지가 겹치기 때문이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바람이 셀수록 어장도 커지는 경향이 있다.
해상풍력발전 선도국으로 평가받는 독일과 덴마크 등은 이런 특성을 고려해 해상풍력단지를 영해보다는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조성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반면 제주 탐라 해상풍력발전단지와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등 한국 해상풍력발전소는 가까운 바다에 자리 잡고 있다.
영국은 해상풍력단지를 먼바다에 짓는 것에 더해 '세가락갈매기 호텔'(kittiwake hotel)이라는 이름으로 인공번식지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 3월 6일 잉글랜드 동부 서퍽의 로위스토프트 해안에는 세가락갈매기 430쌍이 번식할 수 있는 구조물이 마련됐다.
세가락갈매기는 1970년대 이후 개체군 크기가 40% 감소하면서 IUCN 적색목록에 '취약(VU)' 등급으로 분류된 종이다.
이후승 KEI 연구위원은 "세가락갈매기 호텔은 국내에서도 적용 가능성이 높은 보상 방안"이라면서 "다만 똑같이 인공번식지를 설치하기보다는 국내 서식종과 서식 환경에 적합한 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시행 중인 대표적인 보상 정책으로는 멸종위기에 처한 해양성 조류의 번식을 돕기 위해 칠산도와 육산도 등에 나뭇가지 등 둥지 재료를 공급하는 사업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