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지하철서 정신이상자 목조른 前해병대원, 과실치사 기소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서 '지하철 헤드록' 사건을 저지른 20대 전직 해병대원이 결국 형사 기소된다.

흑인과 노숙자 인권 문제, 시민들의 지하철 안전 문제로 팽팽히 맞선 시민들의 여론 분열이 가해자 기소를 계기로 더욱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맨해튼지방검찰청은 지하철 객차 안에서 흑인 노숙자에게 헤드록을 걸어 숨지게 한 백인 남성 대니얼 페니(24)를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맨해튼지검은 "페니는 2급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될 것"이라면서 "맨해튼 형사지방법원에서 열릴 기소인부절차 전까지는 추가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만 밝혔다.

2급 과실치사는 최대 15년의 징역형까지 선고할 수 있는 범죄 혐의다.

기소 결정은 예비역 해병대원인 페니가 지난 1일 지하철 F노선 열차 안에서 소리를 지르며 구걸하던 조던 닐리(30)에게 헤드록을 걸어 결국 숨지게 한 지 열흘 만에 이뤄졌다.

당시 닐리는 지하철 승객들에게 물리적 위협까지는 가하지 않았으나, 페니 외에 다른 승객 2명도 페니가 닐리를 제압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페니의 변호인은 "대니얼은 닐리를 다치게 하려는 의도가 결코 없었고, 그가 결국 사망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망한 닐리는 마이클 잭슨 분장을 하고 그의 춤을 따라 춘 것으로 뉴욕 지하철에서 잘 알려진 유명 노숙인이어서 이번 사건은 더욱 논란이 됐다.

최근에는 정신질환 악화와 약물 남용 끝에 여러 차례 체포됐다.

지난 2021년에는 지하철역에서 67세 여성을 공격해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페니를 경찰이 체포하지 않고 돌려보내면서 시민사회와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흑인 노숙자를 살해한 백인 남성을 몇 시간만 조사하고 풀어줬다는 점에서 인종차별이라는 논란도 제기됐다.

반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정신이상 노숙자 증가로 치안 불안을 느꼈던 일부 시민들은 페니의 행동이 잘못됐다면서도 시 당국의 노숙자 관리와 치안 정책이 근본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