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실사주 경영개입시 상폐될 수 있는데…이화전기·이아이디는 급등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텔레그렘에서 ‘마켓PRO’를 검색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종목 집중탐구
과거 횡령으로 상폐 심사 때…거래소에 확약서 제출
김영준 이화그룹 전 회장 경영 개입시 거래정지나 상폐 대상
이화그룹 측 경영 개입 부인… 김성규 대표 횡령금액만 공시 김영준 이화그룹 전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되면서 이화그룹 계열사들이 줄줄이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화전기, 이아이디 등 이화그룹 계열사 주가들이 김 전 회장 구속 후 급등락을 하고 있어 투자시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12일 이아디와 이트론은 각각 20.52%, 29.67%씩 올랐다. 하루 전날엔 이 전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에 따른 구속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각각 30%, 23% 하락했었다. 전날 매매 정지를 당한 이화전기 주가도 이날 16.75% 올랐다.
주가가 급등한 것은 회사 측 공시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화전기와 이아이디는전날 전·현직 임원 등의 횡령·배임 혐의 관련한 거래소 조회공시에 대해 김성규 현 대표의 횡령 금액이 8억원가량이라고 공시했다. 주가가 반등한 것은 횡령 금액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됐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면 횡령·배임금액이 자기자본의 100분의 5(대규모법인의 경우 1000분의 25) 이상인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판단 기준에 해당한다.
하지만 거래소는 이화그룹 계열사의 내부 통제 리스크를 따져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횡령·배임 사건과 내부 폭로 등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화전기와 이트론은 2015년 김 전 회장 등 경영진들의 횡령·배임 사건이 발생할 당시에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이화전기의 실소유주로 여겨졌던 김 전 회장과 김영선 이화전기 대표가 회사돈 18억원을 횡령하고, 17억4000만원을 배임한 혐의를 받았다. 이로 인해 이화전기와 이트론은 약 7개월 간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한국거래소는 김 전 회장이 이화전기와 이아이디 등 이화그룹 계열사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고 주권 매매 거래정지를 풀어줬다.
이화전기가 제출한 확약서에 따르면 "이화전기의 최대주주인 김영준 전 회장이 이화전기, 이아이디, 이트론 등 계열사들의 이사의 임면, 정관변경, 신규투자건에 대한 결정 등 일체의 중요 의사결정 사항에 대해 지시나 영향력을 행사해선 안된다"는 조건이 걸려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매매거래정지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진행에 이의가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이화그룹은 이화전기→이트론(이화전기 지분 17.4% 보유한 최대주주)→이아이디(이트론 지분 15.6% 보유한 최대주주)→이화전기(이아이디 지분 18.12% 보유한 최대주주) 등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형태의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여전히 이화그룹 계열사 경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10여년간 급여 명목으로 114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를 받고 있다. 또 2015∼2017년 싼값에 사들인 이화전기공업 등 계열사 주식을 허위 공시 등 방법으로 비싸게 되팔아 약 124억원의 부당한 이득을 챙기고, 회사에 187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특경법상 배임)도 있다.
김 전 회장의 이화그룹 경영 개입 논란은 2021년에도 불거진 적이 있다. 당시 소명섭 이화전기 전 대표는 사내 메일을 통해 김 전 회장이 모든 계열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 전 대표는 "김 전 회장은 이화전기와 계열사 등에 대해 일체의 중요 의사결정이나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음에도 모든 결정에 결재만 안 했을 뿐, 뒤에서 자금·인사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속속들이 개입해 사익을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화그룹은 김 전 회장의 경영 개입을 부인하고 있다. 이화전기는 전날 공시에서 "김영준 이화전기 전 회장은 현재 당사와는 관련이 없는 인물"이라며 "구속영장청구서 등의 자료를 확보할 수 없어 금액을 확인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거래소는 이날 오후 2시22분께 "사실상 업무집행지시자의 대규모 횡령·배임혐의설의 사실여부 및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한 직후 이화전기, 이아이디, 이트론의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종목 집중탐구
과거 횡령으로 상폐 심사 때…거래소에 확약서 제출
김영준 이화그룹 전 회장 경영 개입시 거래정지나 상폐 대상
이화그룹 측 경영 개입 부인… 김성규 대표 횡령금액만 공시 김영준 이화그룹 전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되면서 이화그룹 계열사들이 줄줄이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화전기, 이아이디 등 이화그룹 계열사 주가들이 김 전 회장 구속 후 급등락을 하고 있어 투자시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12일 이아디와 이트론은 각각 20.52%, 29.67%씩 올랐다. 하루 전날엔 이 전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에 따른 구속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각각 30%, 23% 하락했었다. 전날 매매 정지를 당한 이화전기 주가도 이날 16.75% 올랐다.
주가가 급등한 것은 회사 측 공시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화전기와 이아이디는전날 전·현직 임원 등의 횡령·배임 혐의 관련한 거래소 조회공시에 대해 김성규 현 대표의 횡령 금액이 8억원가량이라고 공시했다. 주가가 반등한 것은 횡령 금액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됐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면 횡령·배임금액이 자기자본의 100분의 5(대규모법인의 경우 1000분의 25) 이상인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판단 기준에 해당한다.
하지만 거래소는 이화그룹 계열사의 내부 통제 리스크를 따져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횡령·배임 사건과 내부 폭로 등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화전기와 이트론은 2015년 김 전 회장 등 경영진들의 횡령·배임 사건이 발생할 당시에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이화전기의 실소유주로 여겨졌던 김 전 회장과 김영선 이화전기 대표가 회사돈 18억원을 횡령하고, 17억4000만원을 배임한 혐의를 받았다. 이로 인해 이화전기와 이트론은 약 7개월 간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한국거래소는 김 전 회장이 이화전기와 이아이디 등 이화그룹 계열사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고 주권 매매 거래정지를 풀어줬다.
이화전기가 제출한 확약서에 따르면 "이화전기의 최대주주인 김영준 전 회장이 이화전기, 이아이디, 이트론 등 계열사들의 이사의 임면, 정관변경, 신규투자건에 대한 결정 등 일체의 중요 의사결정 사항에 대해 지시나 영향력을 행사해선 안된다"는 조건이 걸려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매매거래정지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진행에 이의가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이화그룹은 이화전기→이트론(이화전기 지분 17.4% 보유한 최대주주)→이아이디(이트론 지분 15.6% 보유한 최대주주)→이화전기(이아이디 지분 18.12% 보유한 최대주주) 등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형태의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여전히 이화그룹 계열사 경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10여년간 급여 명목으로 114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를 받고 있다. 또 2015∼2017년 싼값에 사들인 이화전기공업 등 계열사 주식을 허위 공시 등 방법으로 비싸게 되팔아 약 124억원의 부당한 이득을 챙기고, 회사에 187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특경법상 배임)도 있다.
김 전 회장의 이화그룹 경영 개입 논란은 2021년에도 불거진 적이 있다. 당시 소명섭 이화전기 전 대표는 사내 메일을 통해 김 전 회장이 모든 계열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 전 대표는 "김 전 회장은 이화전기와 계열사 등에 대해 일체의 중요 의사결정이나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음에도 모든 결정에 결재만 안 했을 뿐, 뒤에서 자금·인사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속속들이 개입해 사익을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화그룹은 김 전 회장의 경영 개입을 부인하고 있다. 이화전기는 전날 공시에서 "김영준 이화전기 전 회장은 현재 당사와는 관련이 없는 인물"이라며 "구속영장청구서 등의 자료를 확보할 수 없어 금액을 확인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거래소는 이날 오후 2시22분께 "사실상 업무집행지시자의 대규모 횡령·배임혐의설의 사실여부 및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한 직후 이화전기, 이아이디, 이트론의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