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하교하던 아이가 엄마 눈앞에서"…수원 스쿨존 사고 추모발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전날 보행신호에 건너던 중 우회전 위반한 버스에 8살 초등생 숨져
"어른들이 너무 미안해"…꽃·편지·과자 놓으며 시민들도 눈물
사고 후에도 우회전 위반 다수 목격…버스차고지 인근에 구조적 문제도
"길 건너편에 엄마가 마중 나와 있고 아이는 초록 불을 기다리다거 길을 건넜나 봐요.
그런데 버스가 갑자기…"
11일 오전 경기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만난 한 시민은 사고 당시 목격담을 전하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이곳은 전날 낮 12시 30분께 보행신호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 A(8) 군이 우회전 신호를 어긴 버스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장소다.
사고 장소에서 300여m 떨어진 초등학교에 다니는 A군은 사고 당시 친구들과 하교 중이었다.
횡단보도 건너편에는 A 군의 어머니가 마중을 나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를 목격한 B 씨는 "아이는 신호에 맞게 제대로 건넜는데 버스가 횡단보도로 계속 밀고 들어오더니 그대로 A 군을 쳤다"며 "눈앞에서 사고를 목격한 아이 엄마가 비명을 지르며 달려가는 걸 봤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횡단보도 옆에는 하늘로 떠난 A군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하나둘 놓고 간 과자와 꽃, 추모 편지 등이 한가득 쌓였다.
미리 준비한 편지와 꽃을 횡단보도 옆에 놓은 시민들은 한동안 자리에 머물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놓인 편지에는 "아가야. 어른들이 너무너무 미안하다", "하늘에서는 마음껏 뛰어놀렴" 등의 문구가 쓰여 있었다.
학교 친구들이 등교하며 A군이 좋아할 만한 과자나 장난감 등을 놓고 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인근 주민 김모(38) 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꽃과 편지라도 놓고 가려고 나왔다"며 "아무 잘못도 없는 아이에게 왜 그런 큰 고통이 닥쳤는지 너무 안타깝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사고가 난 교차로는 대단지 아파트와 더불어 초등학교 2곳과 어린이집, 중학교, 고등학교 등이 밀집해 있어 어린이와 청소년의 통행이 잦은 스쿨존 도로다.
하지만 버스 차고지와 불과 1㎞ 남짓 떨어져 있어 버스 통행도 잦은 곳이다.
이에 따라 사고 위험성이 제기돼 교차로에 우회전 신호등도 설치돼 있었다.
교차로에는 시속 30㎞ 과속 단속 장치도 있다.
이날 현장에서 살펴보니 전날 사고가 났음에도 우회전 신호등을 위반하는 차량이 다수 보였다.
A군이 사고를 당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버스가 보행신호가 켜진 교차로를 지나는 경우도 여러 차례 목격됐다.
해당 교차로에는 도로 상단과 우측에 우회전 신호등이 부착돼 있고, '적신호 시 우회전 금지' 등의 문구가 함께 붙어 있다.
그러나 우측 신호등의 경우 가로수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고, 우회전 차량이 워낙 많다 보니 차들이 꼬리를 물어 황색 신호에 우회전하다가 보행신호를 위반하며 지나가기도 했다.
이곳은 사거리의 모든 횡단보도가 한 번에 초록 불로 바뀌는 동시 신호식인데, 그러다 보니 우회전 신호 앞 일시 정지선과 사고가 난 횡단보도 간 거리가 20m 넘게 떨어져 있었다.
황색 신호에 우회전했다간 보행자를 칠 가능성이 높은 구조인 셈이다.
현장에서 만난 현직 버스 기사는 "운전기사들이 피로감 때문에 최대한 휴식 시간을 확보하려고 차고지 주변에선 신호를 어기는 경우가 많다"며 "우회전 뒤 나타나는 횡단보도 초입은 버스 기사 시각에선 완전 사각지대라서 사고를 낸 줄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곳에서는 50대 시내버스 운전자가 우회전 신호등을 위반, 보행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A군을 치여 숨지게 하는 사고를 냈다.
버스가 교차로를 지날 당시 우회전 신호는 적색이었는데, 운전자는 일시 정지 없이 시속 10∼20㎞의 속도로 횡단보도를 지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어른들이 너무 미안해"…꽃·편지·과자 놓으며 시민들도 눈물
사고 후에도 우회전 위반 다수 목격…버스차고지 인근에 구조적 문제도
"길 건너편에 엄마가 마중 나와 있고 아이는 초록 불을 기다리다거 길을 건넜나 봐요.
그런데 버스가 갑자기…"
11일 오전 경기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만난 한 시민은 사고 당시 목격담을 전하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이곳은 전날 낮 12시 30분께 보행신호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 A(8) 군이 우회전 신호를 어긴 버스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장소다.
사고 장소에서 300여m 떨어진 초등학교에 다니는 A군은 사고 당시 친구들과 하교 중이었다.
횡단보도 건너편에는 A 군의 어머니가 마중을 나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를 목격한 B 씨는 "아이는 신호에 맞게 제대로 건넜는데 버스가 횡단보도로 계속 밀고 들어오더니 그대로 A 군을 쳤다"며 "눈앞에서 사고를 목격한 아이 엄마가 비명을 지르며 달려가는 걸 봤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횡단보도 옆에는 하늘로 떠난 A군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하나둘 놓고 간 과자와 꽃, 추모 편지 등이 한가득 쌓였다.
미리 준비한 편지와 꽃을 횡단보도 옆에 놓은 시민들은 한동안 자리에 머물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놓인 편지에는 "아가야. 어른들이 너무너무 미안하다", "하늘에서는 마음껏 뛰어놀렴" 등의 문구가 쓰여 있었다.
학교 친구들이 등교하며 A군이 좋아할 만한 과자나 장난감 등을 놓고 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인근 주민 김모(38) 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꽃과 편지라도 놓고 가려고 나왔다"며 "아무 잘못도 없는 아이에게 왜 그런 큰 고통이 닥쳤는지 너무 안타깝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사고가 난 교차로는 대단지 아파트와 더불어 초등학교 2곳과 어린이집, 중학교, 고등학교 등이 밀집해 있어 어린이와 청소년의 통행이 잦은 스쿨존 도로다.
하지만 버스 차고지와 불과 1㎞ 남짓 떨어져 있어 버스 통행도 잦은 곳이다.
이에 따라 사고 위험성이 제기돼 교차로에 우회전 신호등도 설치돼 있었다.
교차로에는 시속 30㎞ 과속 단속 장치도 있다.
이날 현장에서 살펴보니 전날 사고가 났음에도 우회전 신호등을 위반하는 차량이 다수 보였다.
A군이 사고를 당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버스가 보행신호가 켜진 교차로를 지나는 경우도 여러 차례 목격됐다.
해당 교차로에는 도로 상단과 우측에 우회전 신호등이 부착돼 있고, '적신호 시 우회전 금지' 등의 문구가 함께 붙어 있다.
그러나 우측 신호등의 경우 가로수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고, 우회전 차량이 워낙 많다 보니 차들이 꼬리를 물어 황색 신호에 우회전하다가 보행신호를 위반하며 지나가기도 했다.
이곳은 사거리의 모든 횡단보도가 한 번에 초록 불로 바뀌는 동시 신호식인데, 그러다 보니 우회전 신호 앞 일시 정지선과 사고가 난 횡단보도 간 거리가 20m 넘게 떨어져 있었다.
황색 신호에 우회전했다간 보행자를 칠 가능성이 높은 구조인 셈이다.
현장에서 만난 현직 버스 기사는 "운전기사들이 피로감 때문에 최대한 휴식 시간을 확보하려고 차고지 주변에선 신호를 어기는 경우가 많다"며 "우회전 뒤 나타나는 횡단보도 초입은 버스 기사 시각에선 완전 사각지대라서 사고를 낸 줄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곳에서는 50대 시내버스 운전자가 우회전 신호등을 위반, 보행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A군을 치여 숨지게 하는 사고를 냈다.
버스가 교차로를 지날 당시 우회전 신호는 적색이었는데, 운전자는 일시 정지 없이 시속 10∼20㎞의 속도로 횡단보도를 지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