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휩쓰는 파크골프장 열풍…대도시 강변마다 '우후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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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도심 접근성에 중장년층 선호도 급증…너도나도 신·증설
환경단체 "생태계 파괴·환경오염·홍수 피해 취약" 우려 목소리도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서 앞 홀 게임을 기다려가며 경기해요.
주변에 식당과 카페도 많이 생겼죠."
산천어축제로 잘 알려진 강원 화천군이 2021년 7월 북한강변에 주민들을 위한 산천어 파크골프장을 개장했는데 지역 주력 관광상품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생활체육 저변 확대와 고령층 레저 붐을 타고 찾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화천군 전체 인구인 2만3천명을 넘는 숫자가 매달 이곳을 찾고 있다.
경기도민 유정식(66)씨는 "18홀 도는데 한 시간 반 정도 걸린다.
5천원만 내면 되고 주변 경치도 좋아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타지역 이용객들도 밀려들자 화천군은 경기장을 확충해 현재는 모두 54홀까지 규모를 키웠다.
지난 1년 반 동안 누적 방문객이 50만명이 넘는 만큼 파크골프장을 단순 스포츠시설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중요한 정책의 하나로도 구상하고 있다.
이처럼 파크골프장이 체육시설은 물론 관광인프라 역할까지 한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전국의 지자체들이 파크 골프장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너도나도 도심 유휴부지 등에 파크골프장을 만들려고 나서고 있지만 대부분 공원 부지와 둔치 등에 조성되는 탓에 생태 환경 파괴, 홍수 피해를 우려한 반대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11일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전국의 파크골프장은 2019년 226개에서 올해 361개로 급증했다.
1인당 25만∼30만원의 이용료가 드는 골프와 달리 도심에서 몇천원에 이용할 수 있고 짧은 코스 덕에 고령층 접근도 쉬워 파크골프장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남·경북 각 56곳, 경기 42곳, 전남 34곳, 강원 32곳 순으로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파크골프장 신설이나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충남도는 한때 국내 최대 금광이었던 청양 옛 구봉광산 일대에 2025년 6월까지 108홀 규모 파크골프장을 조성한다.
서울에 있는 대한파크골프협회를 옮겨오고 골프장을 만들 계획인데, 14만6천125㎡ 규모 부지에 국비를 포함해 총 150억원을 투입한다.
경북 군위군도 2025년까지 180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짓고, 울산시도 삼산·여천쓰레기매립장 22만6천653㎡ 부지 일부에 파크골프장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충북의 경우 김영환 지사가 모든 시·군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많은 지자체가 단체장까지 직접 나서 파크골프장을 약속하고 있다.
27홀 규모 파크골프장 조성을 추진 중인 한 지자체 관계자는 "도심 파크골프장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지역민 스포츠 시설 확충, 고령층 레저 활동, 이용객 확충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스포츠산업이어서 지자체마다 관심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이용자 상당수가 해당 지역의 고령층인 만큼 선거의 표와 연결될 수 있어 단체장들의 대표적인 선심성 사업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생태환경 파괴 등을 이유로 파크골프장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파크골프장은 한 코스(690m)가 9개 홀로 구성돼 일반 골프장(약 99만㎡)보다는 훨씬 작지만, 축구장(7천140㎡)보다 더 큰 8천250㎡ 이상의 넓은 부지가 필요하다.
박종순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파크골프장 규모가 시민들이 간단하게 여가 활동할 수준이면 이해가 되는데 그것도 아니다"라며 "결국 난개발로 자연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
부지 매입이 수월한 곳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다 보니 주로 강변을 개발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광역시 중 파크골프장이 가장 많은 대구는 28곳 중 절반인 14곳이 금호강변에 자리 잡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저농약을 사용한다고 해도 수질 오염이 불가피한 데다 생태 환경 파괴 우려가 크다며 확충을 반대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은 대구 북구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조성 중인 금호강 둔치 부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수달과 삵이 발견됐다고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해당 지자체에 자연 생태환경 보완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광주에서도 북구 연제동 영산강 하천부지에 27홀 크기의 파크골프장이 추진되자, 환경단체들이 수질 오염·천연기념물 등 생태 환경 파괴·홍수 시 침수 피해 등이 우려된다며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환경 파괴와 난개발을 최소화해야 함에도 지자체들이 지역민들이 선호한다는 명분으로 무분별하게 파크골프장 조성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등이 참여하는 빛고을 하천네크워크는 "영산강변 부지는 천연기념물 황조롱이와 멸종위기종 수달이 살고 있다.
무엇보다 2020년 홍수로 광주에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영산강은 가뭄 때는 식수, 홍수 때는 완충지역으로 관리돼야 한다.
다른 지역의 주요 강도 마찬가지"라며 "광주시가 보다 적합한 장소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장아름 고성식 김재홍 김준범 노승혁 손대성 신민재 이상학 전창해 최종호 허광무 기자)
/연합뉴스
환경단체 "생태계 파괴·환경오염·홍수 피해 취약" 우려 목소리도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서 앞 홀 게임을 기다려가며 경기해요.
주변에 식당과 카페도 많이 생겼죠."
산천어축제로 잘 알려진 강원 화천군이 2021년 7월 북한강변에 주민들을 위한 산천어 파크골프장을 개장했는데 지역 주력 관광상품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생활체육 저변 확대와 고령층 레저 붐을 타고 찾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화천군 전체 인구인 2만3천명을 넘는 숫자가 매달 이곳을 찾고 있다.
경기도민 유정식(66)씨는 "18홀 도는데 한 시간 반 정도 걸린다.
5천원만 내면 되고 주변 경치도 좋아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타지역 이용객들도 밀려들자 화천군은 경기장을 확충해 현재는 모두 54홀까지 규모를 키웠다.
지난 1년 반 동안 누적 방문객이 50만명이 넘는 만큼 파크골프장을 단순 스포츠시설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중요한 정책의 하나로도 구상하고 있다.
이처럼 파크골프장이 체육시설은 물론 관광인프라 역할까지 한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전국의 지자체들이 파크 골프장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너도나도 도심 유휴부지 등에 파크골프장을 만들려고 나서고 있지만 대부분 공원 부지와 둔치 등에 조성되는 탓에 생태 환경 파괴, 홍수 피해를 우려한 반대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11일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전국의 파크골프장은 2019년 226개에서 올해 361개로 급증했다.
1인당 25만∼30만원의 이용료가 드는 골프와 달리 도심에서 몇천원에 이용할 수 있고 짧은 코스 덕에 고령층 접근도 쉬워 파크골프장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남·경북 각 56곳, 경기 42곳, 전남 34곳, 강원 32곳 순으로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파크골프장 신설이나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충남도는 한때 국내 최대 금광이었던 청양 옛 구봉광산 일대에 2025년 6월까지 108홀 규모 파크골프장을 조성한다.
서울에 있는 대한파크골프협회를 옮겨오고 골프장을 만들 계획인데, 14만6천125㎡ 규모 부지에 국비를 포함해 총 150억원을 투입한다.
경북 군위군도 2025년까지 180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짓고, 울산시도 삼산·여천쓰레기매립장 22만6천653㎡ 부지 일부에 파크골프장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충북의 경우 김영환 지사가 모든 시·군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많은 지자체가 단체장까지 직접 나서 파크골프장을 약속하고 있다.
27홀 규모 파크골프장 조성을 추진 중인 한 지자체 관계자는 "도심 파크골프장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지역민 스포츠 시설 확충, 고령층 레저 활동, 이용객 확충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스포츠산업이어서 지자체마다 관심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이용자 상당수가 해당 지역의 고령층인 만큼 선거의 표와 연결될 수 있어 단체장들의 대표적인 선심성 사업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생태환경 파괴 등을 이유로 파크골프장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파크골프장은 한 코스(690m)가 9개 홀로 구성돼 일반 골프장(약 99만㎡)보다는 훨씬 작지만, 축구장(7천140㎡)보다 더 큰 8천250㎡ 이상의 넓은 부지가 필요하다.
박종순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파크골프장 규모가 시민들이 간단하게 여가 활동할 수준이면 이해가 되는데 그것도 아니다"라며 "결국 난개발로 자연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
부지 매입이 수월한 곳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다 보니 주로 강변을 개발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광역시 중 파크골프장이 가장 많은 대구는 28곳 중 절반인 14곳이 금호강변에 자리 잡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저농약을 사용한다고 해도 수질 오염이 불가피한 데다 생태 환경 파괴 우려가 크다며 확충을 반대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은 대구 북구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조성 중인 금호강 둔치 부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수달과 삵이 발견됐다고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해당 지자체에 자연 생태환경 보완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광주에서도 북구 연제동 영산강 하천부지에 27홀 크기의 파크골프장이 추진되자, 환경단체들이 수질 오염·천연기념물 등 생태 환경 파괴·홍수 시 침수 피해 등이 우려된다며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환경 파괴와 난개발을 최소화해야 함에도 지자체들이 지역민들이 선호한다는 명분으로 무분별하게 파크골프장 조성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등이 참여하는 빛고을 하천네크워크는 "영산강변 부지는 천연기념물 황조롱이와 멸종위기종 수달이 살고 있다.
무엇보다 2020년 홍수로 광주에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영산강은 가뭄 때는 식수, 홍수 때는 완충지역으로 관리돼야 한다.
다른 지역의 주요 강도 마찬가지"라며 "광주시가 보다 적합한 장소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장아름 고성식 김재홍 김준범 노승혁 손대성 신민재 이상학 전창해 최종호 허광무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