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준형·스펠맨 덕에 오른 챔프전서 베테랑 오세근·먼로 대활약
동생이 판 깔자 형님이 마침표…신구 조화로 우승 이룬 인삼공사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2022-2023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오세근과 대릴 먼로, 두 베테랑을 언급하지 않고는 서술이 불가능하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양희종을 제외하면 인삼공사 국내 선수 중 최고참인 만 35세 오세근은 '건세근(건강한 오세근)'이 국내 프로농구에서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다시금 입증했다.

오세근은 키 200㎝, 체중은 100㎏을 넘기는 체격에 뛰어난 운동능력과 농구 지능을 갖춰 국내 최고 빅맨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부상이 잦다는 약점도 있다.

그가 건강할 때는 외국인 선수도 막기 버거워할 정도여서 인삼공사에 큰 이점을 준다.

인삼공사가 역대 챔프전에서 우승했을 땐 늘 '건세근'이 있었는데, 올 시즌도 그랬다.

오세근은 챔프전 7경기에서 평균 19.1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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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이 우승했던 2011-2012시즌(17.5점), 2016-2017시즌(17.8점) 챔프전의 개인 기록을 넘기고, 2년 전 우승했을 때의 20점에 육박하는 등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화력을 자랑했다.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서울 SK를 상대로 평균 11.6점, 5.8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던 오세근은 1년 전의 아쉬움도 제대로 털어냈다.

오세근은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만 37세로 인삼공사 국내·외국인 선수를 통틀어 최고참인 먼로의 '깜짝 활약'도 인삼공사의 우승에 결정적이었다.

지난 시즌부터 인삼공사에 몸담은 먼로의 역할은 오마리 스펠맨의 '백업'으로 명확하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먼로는 10분 33초를 뛰며 4.4점 3.4리바운드에 그쳤다.

그랬던 먼로는 인삼공사가 역전승한 챔프전 3차전과 6차전에서 승부처에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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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6차전에서는 인삼공사가 3쿼터 막판까지 15점 차로 뒤진 가운데 먼로가 4쿼터 10점을 몰아쳤다.

6차전에서 총 16점을 넣고, 야투 성공률 100%를 기록한 먼로의 활약이 없었다면 올 시즌 챔프전은 SK의 4-2 승리로 끝났을 터다.

먼로는 선수단의 '멘털 코치'이기도 했다.

특히, 흥분을 잘하는 스펠맨을 다독여 KBL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왔다.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의 주역인 '동생들' 변준형과 스펠맨도 챔프전에서 제 몫을 다했다.

팀 공격 전개를 맡는 가드 변준형이 올 시즌 크게 성장한 모습을 보였기에 인삼공사는 챔프전까지 오를 수 있었다.

변준형은 정규리그에서 평균 출전 시간은 29분 42초로 지난 시즌(30분 37초)보다 다소 줄었지만, 평균 득점은 14.1점으로 오히려 2점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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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전에서도 변준형은 평균 12.4점, 6.1어시스트로 활약했다.

그동안 프로농구를 대표해온 '스타 가드'인 SK 김선형과 챔프전 맞대결에서 승리한 경험은 향후 변준형의 성장에 커다란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정규리그 MVP 후보로 꼽혔던 변준형은 1위 팀의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하고 김선형에게 타이틀을 빼앗긴 아쉬움을 날려 보냈다.

외곽포를 겸비한 빅맨인 스펠맨은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챔프전에서도 잘 해냈다.

특히 마지막 7차전에서 34점 14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인삼공사가 자랑하는 강력한 수비의 핵심인 문성곤의 활약은 여전했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배병준과 필리핀 선수 렌즈 아반도도 '빛나는 조연'으로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