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人] (17) 청년 예술인 '인큐베이팅'하는 원광대 조은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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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공간 '오늘' 설계 총감독…학생들에 전시·판매 등 교육
미술 호황 뒤 암울한 현실…"예술대 폐과 위협, 문화 발전·계승해야"
[※ 편집자 주 =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방 대학들은 존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대학들은 학과 통폐합, 산학협력, 연구 특성화 등으로 위기에 맞서고 있습니다.
위기 속에서도 지방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학 구성원들을 캠퍼스에서 종종 만나곤 합니다.
연합뉴스는 도내 대학들과 함께 훌륭한 연구와 성과를 보여준 교수와 연구자 또 학생들을 매주 한 차례씩 소개하려고 합니다.
] 전북 익산시 북일초등학교 맞은편에 자리한 23평의 자그마한 공간.
원광대학교 학생들이 무심코 자주 지나는 이곳에 지난해 말 문화예술공간 '오늘'이 문을 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익산시, 대학이 머리를 맞대 탄생한 오늘은 청년 예술인과 미술학도들의 '아지트'다.
순수 미술, 디자인, 보석 세공, 패션 등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이곳에서 전시회를 열고 작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문화예술계 직업인으로 나아가기 전 하고 싶은 거 다 해보는 놀이터이자 전시, 홍보, 판매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훈련소다.
시민이 참여하고 기획하는 전시회, 박람회도 계획 중이어서 조만간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오늘은 쇠락하는 미술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청년을 위해 조은영 원광대학교 미술과 교수가 총감독을 맡아 조성했다.
서울 홍익대학교 주변 '핫한' 갤러리의 트렌드가 녹아든 이 공간은 조 교수에게 또 다른 대학 강의실이다.
전시장에 작품을 거는 법부터 배열 방법, 공간 활용법, 작품 가격을 책정하는 노하우까지 학생들에게 가르친다.
부디 청년 예술인, 제자들이 직업 예술인으로 별 탈 없이 연착륙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조 교수가 내보이는 교육열의 배경에는 이런 가이드가 없는 우리나라 예술계의 빈약한 현실이 자리한다.
그는 1994년부터 5년간 국립 스미소니언박물관에서 펠로우로 근무하면서 국공립 기관·박물관이 대학생, 대학원생, 졸업생들을 문화예술인으로 길러내는 모습을 목격했다.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학생들의 현장경험 축적을 돕고 일대일 멘토링도 해준다고 한다.
조 교수는 "박물관이나 기관들이 전 세계의 학생들을 뽑아서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교육해주고 금전적 지원도 아끼지 않는 것을 보면서 참 부러웠다"며 "예술계가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제대로 된 문화예술인을 육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예술계 위기 극복, 예술대 살리기에도 진심이다.
지난해 상반기 미술 경매 판매 실적 1천400억원, 지난해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키아프(Kiaf)' 전시 판매 추정액 6천억∼9천억원이라는 미술 시장 호황 뒤에는 예술계 암막이 존재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소위 말해 돈이 안 되는 예술계열 학과는 통폐합 대상으로 찍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전통·현대 예술 전승자도 점차 모습을 감추는 현실을 털어놨다.
그래서 조 교수는 2021년부터 '예술대학 살리기'를 주제로 한 국회 세미나에 참석해 열악한 예술대학의 현실을 진단하고 교육 환경 개선에 필요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모색 중이다.
그는 "예술계열 학과는 교육부 대학평가에서 평점을 깎아 먹는 분야로 낙인찍혀 늘 폐과 위협에 시달린다"며 "정부와 대학마저 예술을 포기하면 지역 예술의 황폐화와 소멸은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문화예술을 주도하는 국가들은 승용차 수백만대 수출 수익이 블록버스터 영화 한 편의 부가가치와 맞먹는다는 계산을 일찍이 끝냈다"며 "우리나라도 지역 예술인, 청년 예술인을 육성하고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미술 호황 뒤 암울한 현실…"예술대 폐과 위협, 문화 발전·계승해야"
[※ 편집자 주 =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방 대학들은 존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대학들은 학과 통폐합, 산학협력, 연구 특성화 등으로 위기에 맞서고 있습니다.
위기 속에서도 지방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학 구성원들을 캠퍼스에서 종종 만나곤 합니다.
연합뉴스는 도내 대학들과 함께 훌륭한 연구와 성과를 보여준 교수와 연구자 또 학생들을 매주 한 차례씩 소개하려고 합니다.
] 전북 익산시 북일초등학교 맞은편에 자리한 23평의 자그마한 공간.
원광대학교 학생들이 무심코 자주 지나는 이곳에 지난해 말 문화예술공간 '오늘'이 문을 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익산시, 대학이 머리를 맞대 탄생한 오늘은 청년 예술인과 미술학도들의 '아지트'다.
순수 미술, 디자인, 보석 세공, 패션 등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이곳에서 전시회를 열고 작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문화예술계 직업인으로 나아가기 전 하고 싶은 거 다 해보는 놀이터이자 전시, 홍보, 판매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훈련소다.
시민이 참여하고 기획하는 전시회, 박람회도 계획 중이어서 조만간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오늘은 쇠락하는 미술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청년을 위해 조은영 원광대학교 미술과 교수가 총감독을 맡아 조성했다.
서울 홍익대학교 주변 '핫한' 갤러리의 트렌드가 녹아든 이 공간은 조 교수에게 또 다른 대학 강의실이다.
전시장에 작품을 거는 법부터 배열 방법, 공간 활용법, 작품 가격을 책정하는 노하우까지 학생들에게 가르친다.
부디 청년 예술인, 제자들이 직업 예술인으로 별 탈 없이 연착륙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조 교수가 내보이는 교육열의 배경에는 이런 가이드가 없는 우리나라 예술계의 빈약한 현실이 자리한다.
그는 1994년부터 5년간 국립 스미소니언박물관에서 펠로우로 근무하면서 국공립 기관·박물관이 대학생, 대학원생, 졸업생들을 문화예술인으로 길러내는 모습을 목격했다.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학생들의 현장경험 축적을 돕고 일대일 멘토링도 해준다고 한다.
조 교수는 "박물관이나 기관들이 전 세계의 학생들을 뽑아서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교육해주고 금전적 지원도 아끼지 않는 것을 보면서 참 부러웠다"며 "예술계가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제대로 된 문화예술인을 육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예술계 위기 극복, 예술대 살리기에도 진심이다.
지난해 상반기 미술 경매 판매 실적 1천400억원, 지난해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키아프(Kiaf)' 전시 판매 추정액 6천억∼9천억원이라는 미술 시장 호황 뒤에는 예술계 암막이 존재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소위 말해 돈이 안 되는 예술계열 학과는 통폐합 대상으로 찍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전통·현대 예술 전승자도 점차 모습을 감추는 현실을 털어놨다.
그래서 조 교수는 2021년부터 '예술대학 살리기'를 주제로 한 국회 세미나에 참석해 열악한 예술대학의 현실을 진단하고 교육 환경 개선에 필요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모색 중이다.
그는 "예술계열 학과는 교육부 대학평가에서 평점을 깎아 먹는 분야로 낙인찍혀 늘 폐과 위협에 시달린다"며 "정부와 대학마저 예술을 포기하면 지역 예술의 황폐화와 소멸은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문화예술을 주도하는 국가들은 승용차 수백만대 수출 수익이 블록버스터 영화 한 편의 부가가치와 맞먹는다는 계산을 일찍이 끝냈다"며 "우리나라도 지역 예술인, 청년 예술인을 육성하고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