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결합 승인 난 만큼 이제 한화가 답할 시간"
한화 "인수 작업 마무리한 뒤 적절한 시점에 비전 공유…경영 정상화 최선"
대우조선노조 "한화, 노조 요구안 등 명확한 비전 제시해야"(종합)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고용 보장 등의 요구안에 대한 한화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4일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주총회 전까지 한화는 노조의 4대 요구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지회는 "지난해 9월 한화로 매각이 발표된 후 구성원의 고용 보장과 노동조합·단체협상 승계, 회사 및 지역 발전에 관한 4대 요구안을 한화에 전달했다"며 "한화는 4대 요구안 중 총고용보장과 노동조합·단체협상 승계를 본 계약서에 담았고, 기업 결합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성실히 실무협의체를 운영하기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한화는 경쟁 당국의 기업 결합 불승인의 사유가 되는 '건 점핑'(gun jumping·경쟁 당국 승인 전 당사 회사 간 정보 교환 행위) 이슈 때문에 어떠한 결정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실무협의체는 진전이 없었다"며 "지난달 26일 공정거래위원회를 끝으로 기업 결합에 방해가 되는 모든 문제는 끝이 났다.

이제 한화가 답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또 "말로만 희망을 얘기할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희망을 제시해야 추가 인력 탈출을 막고 현장도 안정화될 것"이라며 "주주총회 전까지 한화의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면 구성원과 지역민을 기만하는 것으로 보고 실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조선노조 "한화, 노조 요구안 등 명확한 비전 제시해야"(종합)
이에 대해 한화는 입장을 내고 "임시 주총을 통해 모든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이후 적절한 시점에 직원들의 처우 개선, 지역과의 상생발전 등을 포함한 회사의 비전을 발표하고 공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은 오는 8일 이사회를 열어 신임 이사진과 사명 변경 등 주총 안건을 결의한 뒤 오는 23일 임시 주총에서 이 같은 안건을 상정, 논의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한화 계열사 5곳이 2조원 규모의 대우조선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이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서면 인수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다.

한화는 "현재 대우조선의 최우선 당면과제는 노사가 합심해 경영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 인식 하에 노사가 공감대와 상호 신뢰를 가지고 회사 정상화를 위해 함께 최선을 다해 노력해 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의 최근 2년간 적자 규모는 3조4천억원에 달한다.

턴어라운드를 기대했던 올해 1분기도 대형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

핵심 인력 유출과 인력난도 심각한 상황이다.

한편 대우조선의 새 사명은 '한화오션'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 대표이사로는 김승연 회장의 측근인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총괄사장이 유력시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