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간 경쟁, 갈등으로 흐르지 않아야…가드레일 필요"
'크렘린궁 드론 피격' 러 주장엔 "터무니없는 과장 포함돼"
기밀문서유출사태에 "많은 나라가 美제공 정보로 혜택 받아"
美국무 "중국 방문 다시 계획할 의향 있어…美中간 소통 필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미국 상공을 침입한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취소된 자신의 중국 방문 일정을 다시 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 주최 대담에서 중국 방문을 다시 계획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지난해 미중 발리 정상회담 당시 모든 수위에서 정기적인 소통선을 마련한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중이 경쟁 관계에 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지만, 미국은 이것이 갈등으로 흐르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는 관여와 소통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한 최소한의 전제 조건은 장을 마련하고 가드레일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는 관여를 통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애초 지난 2월 5~6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중국 정찰풍선이 미국 본토를 침범하며 양국 갈등이 고조돼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니컬러스 번스 주중미국대사 역시 전날 스팀슨센터 대담에서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이 적절한 시점에 이뤄질 것이라고 확인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중국의 중재 노력에 대해선 "중국을 비롯해 어떤 나라라도 평화를 위해 영향을 미치고자 한다면 잘못된 것은 없으며 미국은 이를 환영한다"면서도 "이 사안에는 공격자와 피해자가 있다는 전제 조건을 분명히 해야 하며, 중국이 이를 받아들이는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평화를 위해 역할을 한다면 좋은 일이겠지만,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이 의미있는 외교에 관여하고자 하는 준비가 돼 있어야만 시작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아직 그러한 어떤 징후도 보지 못하고 있으며 오직 잔혹한 맹습만 목도할 뿐"이라고 규탄했다.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는 러시아의 주장에 대해선 "보도를 보았지만, 상황을 모른다"며 "다만 러시아에서 나온 주장도 터무니없는 과장이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다 원론적으로는 우크라이나는 현재 공격받고 있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어떻게 방어하고 빼앗긴 영토를 되찾을지에 대한 결정을 그들에게 남겨놓고 있다"고 부연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공격하더라도 비난하지 않겠다는 의미냐는 질문엔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영토와 주권을 지킬지는 그들이 결정할 일"이라고만 확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WP 인터뷰에서 문건 유출과 관련해 백악관에서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말한 데 대해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미국이 불법적인 유출에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많은 다른 국가들이 미국이 제공하고 있는 특별한 정보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