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수성 vs 좌파의 이변'…中·대만 대리전된 파라과이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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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투표…부패 척결·경제·외교정책 대립 속 경쟁 치열
오는 30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남미 파라과이 대선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 선거에선 70년 넘게 이어온 여당 지위를 지키기 위해 나선 40대 우파 후보와, 중남미의 거센 좌파 물결을 등에 업은 60대 좌파 후보가 용쟁호투를 벌이고 있다.
특히 두 후보간 승부의 판가름은 '대만과 중국' 중 어느 쪽을 우방으로 선택할 것인지를 놓고 극명하게 갈린 외교 공약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사고 있다.
◇ 주요 대선 후보는 누구
재선 출마를 금지한 파라과이 현행 규정상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 대통령의 후임에 가장 근접한 2명은 집권 콜로라도당(공화국민연합당·ANR)의 산티아고 페냐(44) 후보와 야권 연합인 정통급진자유당(PLRA·급진자유당)의 에프라인 알레그레(60) 후보다.
두 사람은 치열한 표심 경쟁 속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
대체로 알레그레가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는 분석 속에 조사기관별로 지지율이 최대 20% 이상 차이 날 정도로 결과가 들쭉날쭉해, 신뢰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그런데도 알레그레 후보의 '지지율 1위' 기록은 대체로 여당 세가 강했던 파라과이 선거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부분이다.
◇ 여당 후보 페냐의 일성 "경제 부양"
산티아고 페냐 후보는 콜로라도당 대표인 오라시오 카르테스 전 대통령(2013∼2018년)이라는 정치적 거물의 지원 속에 입지를 넓혀온 인물이다.
카르테스 정부 전 재무장관 출신으로,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근무했을 만큼 경제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한 경제 부양을 최대 공약으로 삼고 있다.
1947년 이후 4년(2008∼2012년)을 제외하고 71년간 집권해온 당의 전통적 가치에 근거해, 급격한 변화 대신 세밀한 다듬기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역설적으로 그의 최대 약점 역시 카르테스 전 대통령과 소속 정당이다.
카르테스는 돈세탁, 마약 밀매, 담배 밀수 등 각종 부패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멕시코 및 콜롬비아에서 주로 활동하는 악명 높은 카르텔과 연결돼 있다는 의심까지 받으며 악화한 여론에 직면해 있다.
'카르테스파 vs 베니테스파'로 나뉜 콜로라도당의 파벌 다툼도 그에겐 걸림돌이다.
베니테스 대통령 측 예비후보를 물리친 페냐는 베니테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현지 매체 ABC 콜로르는 보도했다.
◇ 알레그레 "마피아 대 애국자들의 싸움"
변호사이자 대학교수 출신인 알레그레는 페르난도 루고 정부에서 공공사업통신부 장관을 지냈다.
온건 좌파 성향의 루고는 2008년 콜로라도당 아성을 물리치고 정권 교체를 이뤘던 정치인이다.
알레그레는 2013년과 2018년 대선에서 2차례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이번이 2전 3기 도전이다.
그의 선거 구호는 반부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피아 또는 애국자 중 한 명을 선택하는 싸움"이라는 구호가 대표적이다.
콜로라도당의 대물림 정치와 출처 불명의 정당 자금 충당 관행을 심판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긴축 정책, 탈세 감시, 폐쇄회로(CC)TV와 경찰관 증대를 통한 치안 강화 등도 주요 공약이다.
다만,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를 딛고 얼마나 많은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지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루고 정부에서 각료로 일하면서 별다른 개혁을 이끌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 최대 관심사는 '외교 정책'
사실 이번 파라과이 대선이 주목받는 건 두 후보의 외교 정책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 대만 사이에서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라는 딜레마에서 두 후보는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파라과이는 중국의 영향력에 밀려 우군을 잃고 있는 대만의 전 세계 13개 수교국 중 한 곳이다.
페냐 후보는 대만과의 현재 관계를 강력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1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워싱턴(미국), 예루살렘(이스라엘), 대만이라는 지정학적 관계를 계속 안고 갈 것"이라며 "이 삼각형은 파라과이 발전을 위한 구도"라고 말했다.
반면, 알레그레 후보는 파라과이 대표적 수출품인 대두와 소고기를 중국 시장에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려면 "대만과의 수교 관계를 다시 고려해야 한다"게 그의 논리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대리전으로까지 흘러가는 양상에 미국과 유럽연합(EU)까지도 선거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골 넣는 골키퍼' 칠라베르트도 출마
두 후보 외에도 11명의 후보가 유권자의 선택을 호소하며 막판 유세를 벌이고 있다.
그중 파라과요 '파요' 쿠바스(국가십자군) 후보와, 에우클리데스 아세베도(신공화운동)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3·4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파라과이 축구 국가대표 출신 '골 넣는 골키퍼'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청년당)도 출사표를 던지고 표심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만, 1% 대의 낮은 지지율을 고려할 때 당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의원 80명과 상원의원 45명, 주지사 17명, 주 하원 의원 257명(전체)도 선출한다.
◇ 투표 시간과 유권자 수
투표는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8시∼다음 달 오전 5시)까지 진행한다.
전자 투표 시스템이어서 개표는 신속하게 이뤄지는 편이다.
이르면 투표 당일 오후 7시쯤 결과가 나온다.
투표권은 18세 이상에게 주어진다.
75세까지는 의무 투표다.
파라과이 선거법원에서 확인할 수 있는 유권자 수는 478만2천940명(전체 인구 755만4천796명)이다.
차기 대통령은 8월 15일에 취임한다.
임기는 5년이다.
/연합뉴스
이번 선거에선 70년 넘게 이어온 여당 지위를 지키기 위해 나선 40대 우파 후보와, 중남미의 거센 좌파 물결을 등에 업은 60대 좌파 후보가 용쟁호투를 벌이고 있다.
특히 두 후보간 승부의 판가름은 '대만과 중국' 중 어느 쪽을 우방으로 선택할 것인지를 놓고 극명하게 갈린 외교 공약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사고 있다.
◇ 주요 대선 후보는 누구
재선 출마를 금지한 파라과이 현행 규정상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 대통령의 후임에 가장 근접한 2명은 집권 콜로라도당(공화국민연합당·ANR)의 산티아고 페냐(44) 후보와 야권 연합인 정통급진자유당(PLRA·급진자유당)의 에프라인 알레그레(60) 후보다.
두 사람은 치열한 표심 경쟁 속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
대체로 알레그레가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는 분석 속에 조사기관별로 지지율이 최대 20% 이상 차이 날 정도로 결과가 들쭉날쭉해, 신뢰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그런데도 알레그레 후보의 '지지율 1위' 기록은 대체로 여당 세가 강했던 파라과이 선거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부분이다.
◇ 여당 후보 페냐의 일성 "경제 부양"
산티아고 페냐 후보는 콜로라도당 대표인 오라시오 카르테스 전 대통령(2013∼2018년)이라는 정치적 거물의 지원 속에 입지를 넓혀온 인물이다.
카르테스 정부 전 재무장관 출신으로,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근무했을 만큼 경제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한 경제 부양을 최대 공약으로 삼고 있다.
1947년 이후 4년(2008∼2012년)을 제외하고 71년간 집권해온 당의 전통적 가치에 근거해, 급격한 변화 대신 세밀한 다듬기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역설적으로 그의 최대 약점 역시 카르테스 전 대통령과 소속 정당이다.
카르테스는 돈세탁, 마약 밀매, 담배 밀수 등 각종 부패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멕시코 및 콜롬비아에서 주로 활동하는 악명 높은 카르텔과 연결돼 있다는 의심까지 받으며 악화한 여론에 직면해 있다.
'카르테스파 vs 베니테스파'로 나뉜 콜로라도당의 파벌 다툼도 그에겐 걸림돌이다.
베니테스 대통령 측 예비후보를 물리친 페냐는 베니테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현지 매체 ABC 콜로르는 보도했다.
◇ 알레그레 "마피아 대 애국자들의 싸움"
변호사이자 대학교수 출신인 알레그레는 페르난도 루고 정부에서 공공사업통신부 장관을 지냈다.
온건 좌파 성향의 루고는 2008년 콜로라도당 아성을 물리치고 정권 교체를 이뤘던 정치인이다.
알레그레는 2013년과 2018년 대선에서 2차례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이번이 2전 3기 도전이다.
그의 선거 구호는 반부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피아 또는 애국자 중 한 명을 선택하는 싸움"이라는 구호가 대표적이다.
콜로라도당의 대물림 정치와 출처 불명의 정당 자금 충당 관행을 심판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긴축 정책, 탈세 감시, 폐쇄회로(CC)TV와 경찰관 증대를 통한 치안 강화 등도 주요 공약이다.
다만,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를 딛고 얼마나 많은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지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루고 정부에서 각료로 일하면서 별다른 개혁을 이끌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 최대 관심사는 '외교 정책'
사실 이번 파라과이 대선이 주목받는 건 두 후보의 외교 정책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 대만 사이에서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라는 딜레마에서 두 후보는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파라과이는 중국의 영향력에 밀려 우군을 잃고 있는 대만의 전 세계 13개 수교국 중 한 곳이다.
페냐 후보는 대만과의 현재 관계를 강력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1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워싱턴(미국), 예루살렘(이스라엘), 대만이라는 지정학적 관계를 계속 안고 갈 것"이라며 "이 삼각형은 파라과이 발전을 위한 구도"라고 말했다.
반면, 알레그레 후보는 파라과이 대표적 수출품인 대두와 소고기를 중국 시장에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려면 "대만과의 수교 관계를 다시 고려해야 한다"게 그의 논리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대리전으로까지 흘러가는 양상에 미국과 유럽연합(EU)까지도 선거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골 넣는 골키퍼' 칠라베르트도 출마
두 후보 외에도 11명의 후보가 유권자의 선택을 호소하며 막판 유세를 벌이고 있다.
그중 파라과요 '파요' 쿠바스(국가십자군) 후보와, 에우클리데스 아세베도(신공화운동)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3·4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파라과이 축구 국가대표 출신 '골 넣는 골키퍼'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청년당)도 출사표를 던지고 표심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만, 1% 대의 낮은 지지율을 고려할 때 당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의원 80명과 상원의원 45명, 주지사 17명, 주 하원 의원 257명(전체)도 선출한다.
◇ 투표 시간과 유권자 수
투표는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8시∼다음 달 오전 5시)까지 진행한다.
전자 투표 시스템이어서 개표는 신속하게 이뤄지는 편이다.
이르면 투표 당일 오후 7시쯤 결과가 나온다.
투표권은 18세 이상에게 주어진다.
75세까지는 의무 투표다.
파라과이 선거법원에서 확인할 수 있는 유권자 수는 478만2천940명(전체 인구 755만4천796명)이다.
차기 대통령은 8월 15일에 취임한다.
임기는 5년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