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현지매체 보도…스웨덴·덴마크 수사 여전히 진행 중
"노르트스트림 폭발 나흘 전 인근서 러 함정 사진 26장 찍혀"
작년 러시아에서 유럽을 잇는 노르트스트림 해저 천연가스관 폭발 사건이 발생하기 나흘 전 인근에서 러시아 해군 함정이 포착된 사실이 처음 공개됐다.

폴리티코, dpa 통신 등 외신은 덴마크 군 당국이 작년 9월 22일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인근에서 촬영된 러시아 해군 함정 SS-750 사진 26장을 확보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덴마크 현지 매체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해당 사진은 덴마크 경비정에서 촬영한 것으로, 러시아 해군의 SS-750는 수중 작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소형 잠수함을 탑재한 선박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저를 지나는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폭발로 인한 가스 대량 누출 사고가 발생한 건 이로부터 나흘 뒤인 9월 26일로, 당시 가스관의 총 4개 지점이 파손된 것으로 나중에 확인됐다.

이후 폭발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벌인 덴마크와 스웨덴 당국은 모두 사보타주(파괴 공작)에 발생했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스웨덴 검찰에 따르면 폭발이 수심 80m 지점에서 발생했으며, 현장 일대에서 수거한 잔해 등을 분석한 결과 폭발물 흔적이 확인됐다.

다만 사건의 배후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수사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사건 초기부터 배후를 둘러싸고 러시아는 물론, 미국, 친우크라이나 세력 등이 관련돼 있다는 추측성 보도가 잇달아 나왔지만, 러시아·미국·우크라이나 정부 모두 연루 가능성을 강력히 부인해왔다.

특히 이달 초 스웨덴 검찰이 '중대 사보타주 배후 여전히 불분명' 제목의 성명에서 "정황상 배후를 확인하는 것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혀 사실상 '미제'로 남을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사건 발생 며칠 전 러시아 함정이 인근에 있었던 사실이 새롭게 확인되면서 향후 수사 결과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한편, 서방 주요 인프라에 대한 러시아 당국의 첩보 활동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된 사안이다.

지난주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4개국의 공영방송은 공동 제작한 탐사보도물에서 러시아가 북해 일대 군사활동 및 중요 기반시설에 대한 첩보 수집을 위해 민간 선박을 활용해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