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서울의 한 은행 자동일춤금기 앞을 지나고 있다./사진=뉴스1
시민들이 서울의 한 은행 자동일춤금기 앞을 지나고 있다./사진=뉴스1
은행의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간의 차이가 3개월 만에 축소됐다. '이자 장사 하지 말라'는 감독 당국의 지도를 받고 있는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낮춘 있는 가운데 예금 금리도 소폭 높아져서다. 하지만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에서는 예금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예대금리차가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리 4개월 연속 하락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3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평균금리(가중평균·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3.56%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금융채와 CD 등 시장형금융상품 금리는 0.13%포인트 오른 영향이다. 예금 금리가 상승한 것은 지난 11월 이후 4개월만에 처음이다.

다만,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연 3.53%로 전월과 같았다. 1년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금리는 각각 연 3.68%과 연 3.60%를 기록해 전월보다 각각 0.04%포인트, 0.04%포인트 하락했고, 상호부금 금리는 0.05%포인트 상승했다.

예금은행의 3월 전제 대출 평균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5.17%로 한 달 새 0.15%포인트 하락했다. 가계대출 금리가 연 5.22%에서 연 4.96%로 0.26%포인트 내린 영향이다. 가계대출 금리가 연 4%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만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56%에서 연 4.40%로,일반 신용대출 금리가 연 6.55%에서 연 6.44%로 각각 하락했다. 기업대출 금리는 연 5.35%에서 연 5.25%로 내려왔다.

대출금리는 지난 11월 연 5.64%로 정점을 기록한 후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 기간 금융감독원 등 감독당국이 은행들의 '돈 잔치'를 지적하는 등 마진 축소를 지도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1.61%포인트로 전월 1.71%포인트에서 0.17%포인트 축소됐다. 예대금리차가 전월대비 축소된 것은 3개월만이다.

저축은행은 예대금리차 확대

하지만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예대금리차는 더 확대됐다. 상호저축은행은 예금금리(1년 만기 정기예금 기준)가 0.52%포인트 하락했지만 대출금리는 0.45%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금리차가 0.07%포인트 확대된 셈이다.

신용협동조합은 예금과 대출 금리의 하락 폭이 각각 0.42%포인트, 0.15%포인트, 상호금융은 0.34%포인트, 0.21%포인트였다. 새마을금고는 예금금리가 0.41%포인트 하락한 가운데 대출금리는 0.06%포인트 내리는 데 그쳐 금리차가 0.35%포인트나 벌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비은행 금융기관이 수익성 관리를 강화하면서 대출금리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운데 3월 신규취급액 기준 고정금리 비중은 57.5%로 한달 전보다 9.2%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6년 7월 57.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역시 금감원 등이 신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높이라고 지도한 영향으로 파악되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