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가 구속 전 피의자신문(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0일 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가 구속 전 피의자신문(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상화폐 '테라' 관련 사업을 총괄한 신현성(38)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테라폼랩스 임직원 7명도 신 전 대표와 함께 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25일 신 전 대표 등 8명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신 전 대표가 처음부터 실현 불가능한 가격 고정 알고리즘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아 천문학적 규모의 피해를 냈다고 판단했다.

신 전 대표는 몬테네그로 당국에 체포·구금된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와 함께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그는 테라·루나 발행사인 테라폼랩스를 공동 창립한 뒤 테라폼랩스의 '스테이블 코인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사업인 '테라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공급 조절과 차익거래 알고리즘에 따라 가격이 고정되는 코인을 뜻한다.

이들은 투기 수요를 끌어들이고, 거래를 조작해 테라 코인 가격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테라 코인 시장 규모가 조작만으로 유지할 수 없는 범위로 커지며 가격고정이 깨졌다. 루나 코인 가격이 폭락하며 시가총액 50조원이 증발했으나, 신 전 대표와 일당은 이미 약 4629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이들은 금융사기 외에도 전자상거래 업체 대표에 대한 금품 로비, 결제정보 무단유출, 테라폼랩스 법인자금 횡령도 저지른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신 전 대표는 이 과정에서 허구에 가까운 '테라 블록체인 지급결제 사업'을 내세운 '차이 프로젝트'로 국내외 벤처투자사 등으로부터 투자금 1221억원을 유치한 혐의도 있다.

신 전 대표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찰 기소를 정면 반박했다. "테라·루나의 설계 결함을 알고도 발행을 강행했다는 검찰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테라 출시 이후 2년 이상 지나 권도형이 단독으로 테라폼랩스를 운영하면서 외부의 공격이 더해져 폭락이 이뤄졌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