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맛·경험·스토리 찾는 MZ세대, 위스키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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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볼로 진입 장벽 낮아지며 '아재술'서 탈피…이젠 '즐기는 술'
유통업계, 위스키 제품군 확대…코로나 계기 와인 이어 열풍 30대 직장인 A씨는 요즘 술을 마시고 싶어지면 위스키 바를 찾거나 집에서 혼자 위스키를 즐긴다.
그는 "위스키는 미각, 후각 등 감각으로 즐길 수 있는 술이라 좋다"며 "소맥(소주+맥주)이 '취해서 즐기는' 술이라면 위스키는 '즐기다 취하는 술'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20대 직장인 B씨도 최근 위스키에 푹 빠졌다.
그는 "와인은 한 번에 병을 다 비워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있는데, 위스키는 한 잔 시켜 가벼운 안주와 먹기 딱 좋다"고 했다.
최근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 사이에서 소위 '아재술'로 통하던 위스키가 큰 인기다.
위스키 시장의 주요 소비층이 중·장년층에서 20∼30대로 옮겨가고 있다.
24일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판매량의 43.3%는 30대가 구입했으며 39.6%는 20대가 구입했다.
편의점 CU에서도 위스키를 찾는 소비자 중 20대(25.3%)와 30대(28.0%)의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위스키가 MZ세대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된 배경에는 코로나를 계기로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과 '혼술'(혼자 마시는 술) 문화가 자리 잡은 점이 있다.
직장 회식, 저녁 약속 등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위해 투자할 시간이 생겼고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굳이 취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홈술·혼술 트렌드가 빠르게 형성됐고, 특히 MZ세대의 음주문화는 '마시고 취하는 것'에서 '즐기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가치를 두는 제품에 과감히 투자하는 MZ세대의 소비 패턴과 맞물린 점도 한몫했다.
최근 싱글몰트 위스키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들 제품은 브랜드별로 개성이 뚜렷하다.
김창수위스키의 김창수 대표는 "MZ세대들은 먹거리를 소비할 때 배를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맛과 특별한 경험, 스토리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최근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싱글몰트 위스키는 일종의 '하이엔드 술'이라는 점에서 MZ세대들이 소유욕을 느끼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도 "싱글몰트 바가 늘면서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싱글몰트에 대한 정보를 접하는 기회가 많아졌다"며 "MZ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 관련 지식이 늘어 좋은 위스키를 소장하려는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MZ세대 사이에서 '하이볼'이 유행한 것도 위스키를 더 쉽게 즐길 수 있게 된 요인 중 하나다.
하이볼은 위스키에 탄산수, 토닉워터 등을 넣고 섞은 술이다.
취향에 따라 쉽게 제조할 수 있는 데다, 버거, 피자, 치킨 등과도 잘 어울려 하이볼을 판매하는 음식점도 늘고 있다.
하이볼 인기에 위스키와 섞어 마시는 토닉워터 매출도 덩달아 늘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지난해 '진로토닉워터'의 매출이 전년보다 87% 증가해 47년의 브랜드 역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1∼2월 매출도 작년 동기 대비 115% 신장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하이볼이 인기를 끌며 외식업소의 토닉워터 취급률도 높아졌다"며 "토닉워터 라인업을 확장한 것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위스키의 인기가 높아지자 리셀러(되팔기 위해 물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등장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면허 없이 주류를 판매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어 중고거래 사이트나 1대1 채팅 등을 통해 음성적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위스키가 와인처럼 열풍을 일으키자 이제는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의 유통업체들도 위스키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어 당분간 위스키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편의점 CU는 최근 인기 작가 청신과 협업한 '청신 레몬 하이볼'을 출시했고, 세븐일레븐은 위스키 원액이 들어간 몰트위스키하이볼자몽, 몰트위스키하이볼라임 등을 선보였다.
디아지오코리아 등 위스키업체들도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팝업 스토어(임시매장)를 잇따라 열고 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하이볼은 기존의 주류 중 생맥주 시장을 대체하고 있는데, 일본만 해도 하이볼 시장 규모가 생맥주를 넘어섰다"며 "현재 가장 '영'(young)한 술이 하이볼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위스키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명욱 세종사이버대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교수도 "경기 회복 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인 가구가 계속 증가하고 위스키가 리셀 등 재테크 수단이 된 점 등을 고려하면 올해 위스키 열풍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유통업계, 위스키 제품군 확대…코로나 계기 와인 이어 열풍 30대 직장인 A씨는 요즘 술을 마시고 싶어지면 위스키 바를 찾거나 집에서 혼자 위스키를 즐긴다.
그는 "위스키는 미각, 후각 등 감각으로 즐길 수 있는 술이라 좋다"며 "소맥(소주+맥주)이 '취해서 즐기는' 술이라면 위스키는 '즐기다 취하는 술'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20대 직장인 B씨도 최근 위스키에 푹 빠졌다.
그는 "와인은 한 번에 병을 다 비워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있는데, 위스키는 한 잔 시켜 가벼운 안주와 먹기 딱 좋다"고 했다.
최근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 사이에서 소위 '아재술'로 통하던 위스키가 큰 인기다.
위스키 시장의 주요 소비층이 중·장년층에서 20∼30대로 옮겨가고 있다.
24일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판매량의 43.3%는 30대가 구입했으며 39.6%는 20대가 구입했다.
편의점 CU에서도 위스키를 찾는 소비자 중 20대(25.3%)와 30대(28.0%)의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위스키가 MZ세대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된 배경에는 코로나를 계기로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과 '혼술'(혼자 마시는 술) 문화가 자리 잡은 점이 있다.
직장 회식, 저녁 약속 등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위해 투자할 시간이 생겼고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굳이 취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홈술·혼술 트렌드가 빠르게 형성됐고, 특히 MZ세대의 음주문화는 '마시고 취하는 것'에서 '즐기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가치를 두는 제품에 과감히 투자하는 MZ세대의 소비 패턴과 맞물린 점도 한몫했다.
최근 싱글몰트 위스키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들 제품은 브랜드별로 개성이 뚜렷하다.
김창수위스키의 김창수 대표는 "MZ세대들은 먹거리를 소비할 때 배를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맛과 특별한 경험, 스토리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최근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싱글몰트 위스키는 일종의 '하이엔드 술'이라는 점에서 MZ세대들이 소유욕을 느끼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도 "싱글몰트 바가 늘면서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싱글몰트에 대한 정보를 접하는 기회가 많아졌다"며 "MZ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 관련 지식이 늘어 좋은 위스키를 소장하려는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MZ세대 사이에서 '하이볼'이 유행한 것도 위스키를 더 쉽게 즐길 수 있게 된 요인 중 하나다.
하이볼은 위스키에 탄산수, 토닉워터 등을 넣고 섞은 술이다.
취향에 따라 쉽게 제조할 수 있는 데다, 버거, 피자, 치킨 등과도 잘 어울려 하이볼을 판매하는 음식점도 늘고 있다.
하이볼 인기에 위스키와 섞어 마시는 토닉워터 매출도 덩달아 늘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지난해 '진로토닉워터'의 매출이 전년보다 87% 증가해 47년의 브랜드 역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1∼2월 매출도 작년 동기 대비 115% 신장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하이볼이 인기를 끌며 외식업소의 토닉워터 취급률도 높아졌다"며 "토닉워터 라인업을 확장한 것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위스키의 인기가 높아지자 리셀러(되팔기 위해 물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등장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면허 없이 주류를 판매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어 중고거래 사이트나 1대1 채팅 등을 통해 음성적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위스키가 와인처럼 열풍을 일으키자 이제는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의 유통업체들도 위스키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어 당분간 위스키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편의점 CU는 최근 인기 작가 청신과 협업한 '청신 레몬 하이볼'을 출시했고, 세븐일레븐은 위스키 원액이 들어간 몰트위스키하이볼자몽, 몰트위스키하이볼라임 등을 선보였다.
디아지오코리아 등 위스키업체들도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팝업 스토어(임시매장)를 잇따라 열고 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하이볼은 기존의 주류 중 생맥주 시장을 대체하고 있는데, 일본만 해도 하이볼 시장 규모가 생맥주를 넘어섰다"며 "현재 가장 '영'(young)한 술이 하이볼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위스키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명욱 세종사이버대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교수도 "경기 회복 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인 가구가 계속 증가하고 위스키가 리셀 등 재테크 수단이 된 점 등을 고려하면 올해 위스키 열풍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