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최종일 역전극
KLPGA 9년차 최은우, '부친 생신날' 211번 출전 만에 첫 우승(종합)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9년차 최은우가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최은우는 23일 경남 김해 가야 컨트리클럽 신어·낙동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총상금 8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3라운드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정상에 올랐다.

고지우를 1타차로 따돌린 최은우는 2015년 데뷔 이후 처음 우승했다.

이번 대회는 최은우가 211번째 출전한 KLPGA투어 대회다.

최은우보다 첫 우승하는 데 더 오랜 기간이 걸린 선수는 237번째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안송이 한명이다.

최은우는 그동안 210차례 대회에서 공동2위 한번을 포함해 톱10 입상이 19번뿐이었다.

호주에서 주니어 시절을 보낸 최은우는 드림투어를 거쳐 KLPGA투어에 입성했지만 2018년 상금랭킹 30위가 가장 좋은 성과를 낸 시즌이었다.

작년에도 상금랭킹은 34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1억4천400만원이다.

2라운드를 선두 이소미에 4타 뒤진 공동4위로 마친 최은우의 우승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최은우도 "선두와 타수 차가 커서 우승은 생각도, 기대도 않았다.

내 경기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최은우는 중반부터 신들린 듯한 샷과 퍼팅을 앞세워 타수를 거침없이 줄여나갔다.

그린을 네 번밖에 놓치지 않은 정확한 샷을 뽐낸 최은우는 이날 18홀을 단 26개의 퍼트로 마쳤다.

6번(파3), 7번 홀(파4) 연속 버디로 추격에 시동을 건 최은우는 9번 홀(파4) 1.5m 버디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13번(파3), 14번 홀(파4) 연속 버디로 공동선두에 오른 최은우는 16번 홀(파5) 2.5m 버디로 1타차 단독 선두를 꿰찼다.

최은우는 18번 홀(파4)에서 먼 거리 버디 퍼트를 남겼지만 한뼘 거리에 붙여 차분하게 챔피언 퍼트를 마무리 지었다.

최은우는 "파퍼트는 곧잘 넣으면서도 버디 퍼트를 잘 넣지 못해 애를 태우다가 지난 겨울 훈련 때 퍼트 연습에 집중한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2타차로 추격하던 이소미의 두 번째 샷이 그린이 벗어나면서 최은우의 우승은 확정됐다.

최은우는 "오늘이 아버지 생신이다.

최고의 선물이 됐다.

뒷바라지해주신 아버지께 감사한다"며 눈물을 쏟았다.

"시즌 초반에 고대하던 우승이 나왔으니 앞으로 다승을 이루고 싶다"면서 "노력하고 기다리면 언젠가 기회가 온다는 걸 아직 우승 없는 선수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고지우는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쓸어담아 한때 공동선두에 합류했지만 1타가 모자라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지는 못했다.

시즌 첫 우승이자 통산 6승을 노리던 이소미는 샷 감각이 눈에 띄게 무뎌져 1오버파 73타로 부진, 공동3위(6언더파 210타)로 밀렸다.

이븐파 72타를 친 김수지도 이소미와 함께 공동3위로 대회를 마쳤다.

임희정, 이다연, 김민별이 공동5위(4언더파 212타)에 올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