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호소'로 세운 서진학교, 마술사 교장 선생님이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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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용희 교장, 장애 교원 최초로 서울지역 공립학교 교장
"설립 반대하던 분들도 지금은 학교 잘되라고 응원" 공립 지적장애 특수학교인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서진학교는 학부모들이 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호소한 사연으로 알려진 학교다.
주민의 반대를 이겨내고 우여곡절 끝에 2020년에 개교한 서진학교에는 또 다른 특별한 사연이 있다.
바로 장애인 당사자로는 처음으로 서울지역 공립학교 교장이 된 홍용희 선생님이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만난 홍 교장은 서진학교가 부모들의 오랜 염원 끝에 세운 학교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행복감도 남다르다고 전했다.
서울의 11번째 공립 지적장애 특수학교인 서진학교는 유·초·중·고·전공과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날 기준 194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주로 지적장애와 자폐성 장애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최근 학부모 총회 때 만난 학부모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홍 교장의 손을 잡고 감사를 전했다고 한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싶다면서 집에서 선생님의 얼굴을 그리기도 하고, 하교 후에 다시 학교로 가고 싶다고 보채기도 한단다.
아침에 늦잠 자는 아이들에게 '학교 가기 싫구나' 한마디가 강력한 알람이 될 정도다.
홍 교장은 "많은 분의 간절한 소망으로 학교가 만들어졌다.
시설도 안전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졌고 아이들도 선생님과 이야기하면 엄마처럼 푸근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천적 장애로 우측 편마비가 있는 지체장애 3급의 홍 교장은 매 학기 직접 마술사 복장을 하고 교실에서 마술 공연을 한다.
자신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도 마술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여주고 싶어서다.
홍 교장은 "학생들이 저를 보면 마술사 교장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처럼 장애가 있다고 하더라도 소외되지 않고 가능성을 열어주는 일에 종사하면 참 의미 있겠다고 생각해 특수교사가 됐다"며 "장애는 차별이 아니고 차이다.
다양성을 존중할 때 가능성은 피어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개교 전 '무릎 호소' 상황을 돌이켜보며 홍 교장은 "특수교육은 복지가 아니고 당연한 권리인데도 왜 그런 일이 발생했을까 생각했다"며 "먼 훗날 예전을 되돌아볼 때 2020년에는 특수학교가 개교하려면 부모님들의 간절한 무릎 호소가 필요했다는 사실을 낯설어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지역 주민을 함께 품고 가야 한다"며 "지역 주민들과 학생들이 추후 얼마나 통합적인 삶을 꾸릴 수 있느냐를 설계하는 것이 특수교육이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애 학생들의 행복한 성장을 위해 마을 속에서 마을과 함께하는 학생 지역사회 친화 학교가 필요하고 강조했다.
처음에 설립을 반대하던 주민들도 이제는 학교가 잘 운영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로 변해가고 있다고 한다.
홍 교장은 "2년 전 학교 개방의 날에 주민 대표를 만났는데 어려움을 드려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학교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이면 4번째 개교기념일을 맞는다.
학생들이 '드디어 학교에 다닌다'가 아니라 '드디어 지역사회에서 행복할 수 있는 디딤돌이 생겼다'고 여겨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연합뉴스
"설립 반대하던 분들도 지금은 학교 잘되라고 응원" 공립 지적장애 특수학교인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서진학교는 학부모들이 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호소한 사연으로 알려진 학교다.
주민의 반대를 이겨내고 우여곡절 끝에 2020년에 개교한 서진학교에는 또 다른 특별한 사연이 있다.
바로 장애인 당사자로는 처음으로 서울지역 공립학교 교장이 된 홍용희 선생님이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만난 홍 교장은 서진학교가 부모들의 오랜 염원 끝에 세운 학교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행복감도 남다르다고 전했다.
서울의 11번째 공립 지적장애 특수학교인 서진학교는 유·초·중·고·전공과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날 기준 194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주로 지적장애와 자폐성 장애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최근 학부모 총회 때 만난 학부모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홍 교장의 손을 잡고 감사를 전했다고 한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싶다면서 집에서 선생님의 얼굴을 그리기도 하고, 하교 후에 다시 학교로 가고 싶다고 보채기도 한단다.
아침에 늦잠 자는 아이들에게 '학교 가기 싫구나' 한마디가 강력한 알람이 될 정도다.
홍 교장은 "많은 분의 간절한 소망으로 학교가 만들어졌다.
시설도 안전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졌고 아이들도 선생님과 이야기하면 엄마처럼 푸근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천적 장애로 우측 편마비가 있는 지체장애 3급의 홍 교장은 매 학기 직접 마술사 복장을 하고 교실에서 마술 공연을 한다.
자신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도 마술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여주고 싶어서다.
홍 교장은 "학생들이 저를 보면 마술사 교장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처럼 장애가 있다고 하더라도 소외되지 않고 가능성을 열어주는 일에 종사하면 참 의미 있겠다고 생각해 특수교사가 됐다"며 "장애는 차별이 아니고 차이다.
다양성을 존중할 때 가능성은 피어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개교 전 '무릎 호소' 상황을 돌이켜보며 홍 교장은 "특수교육은 복지가 아니고 당연한 권리인데도 왜 그런 일이 발생했을까 생각했다"며 "먼 훗날 예전을 되돌아볼 때 2020년에는 특수학교가 개교하려면 부모님들의 간절한 무릎 호소가 필요했다는 사실을 낯설어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지역 주민을 함께 품고 가야 한다"며 "지역 주민들과 학생들이 추후 얼마나 통합적인 삶을 꾸릴 수 있느냐를 설계하는 것이 특수교육이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애 학생들의 행복한 성장을 위해 마을 속에서 마을과 함께하는 학생 지역사회 친화 학교가 필요하고 강조했다.
처음에 설립을 반대하던 주민들도 이제는 학교가 잘 운영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로 변해가고 있다고 한다.
홍 교장은 "2년 전 학교 개방의 날에 주민 대표를 만났는데 어려움을 드려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학교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이면 4번째 개교기념일을 맞는다.
학생들이 '드디어 학교에 다닌다'가 아니라 '드디어 지역사회에서 행복할 수 있는 디딤돌이 생겼다'고 여겨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