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대한 헌사가 가득…신간 '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
"책의 세계는 정말로 너무 이상하고…아름다웠다.

그리고 이 이상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고 싶어졌다.

"
신간 '책(冊)에 대한 책(book)에 대한 책'(편않)의 서문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책은 책과 출판의 세계에 몸담은 8명의 저자들이 책을 고르고 읽은 후 쓴 글과 서평, 그리고 책과 관련한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모았다.

서평가 금정연, 김보령 교보문고 마케터, 노지양 번역가 등은 모두 책의 아름다움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다.

금정연은 군대에서 책을 사느라 200만원의 카드 빚을 졌다.

제대 후 그는 도서 데이터 등록 아르바이트를 하며 빚을 차곡차곡 갚아 나갔다.

대학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할 때 우연히 도서 MD 공고를 봤다.

고요한 사무실에서 책을 읽고 리뷰를 쓰고 책들을 진열했던 그들의 모습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는 주저 없이 지원서를 냈고, 합격했다.

오랜 시간 책과 함께하면서 그는 수없이 많은 책을 집에 쌓아뒀다.

나눔 행사를 하고, 헌책을 팔아도 책은 다시 쌓여만 갔다.

그는 읽을 책도, 쌓인 책도 너무 많지만 "그 사실이 너무 좋다"고 말한다.

책을 사랑했던 김보령도 주 40시간 일하면서 질리지 않을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다 결국 책 마케터가 됐다.

그는 "몇 년을 보더라도 사랑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책이었을 뿐이다"고 한다.

노지양은 어린 시절 책이 많은 친구네 집에 놀러 가는 걸 좋아했다.

그는 그곳에서 '너도밤나무 집의 비밀'이라던가 '누런 얼굴' 등 문고판 셜록 홈스 시리즈를 꺼내 읽었다.

부모님이 돌아오시지 않은 친구의 집, 나른한 오후 햇살이 깊이 들어오던 푹신한 침대에 앉아서 말이다.

책에는 이렇게 책에 대한 기억과 헌사가 가득하다.

책을 읽다 보면 책을 읽고 있음에도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솟구친다.

4월 23일은 '세계 책의 날'이다.

이번 주말,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4월의 신록 아래서 책 한권 읽어보는 건 어떨까.

184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