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등 미 의존도 줄일 때 달러 기축통화 지위 당연시 안 돼"
라가르드, 미중 갈등에 경고장 "인플레 악화하고 성장 둔화시켜"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블록으로 세계 경제가 분열하는 상황에 대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17일(현지시간) 경고장을 날렸다.

글로벌 무역을 불안하게 하고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며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 행사 연설에서 1900년 이래 경제 데이터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는 언제나 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끌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국가들이 경쟁국들과 교역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자국 내부로부터 또는 동맹으로부터 공급받는 것을 추구한다면 비용이 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유럽이 희토류의 98%를 중국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관계를 단절하는 것은 어려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 세계 공급망이 지정학적인 측면에 따라 갈라지게 된다면 소비자 가격은 단기적으로 5% 오르고 결국에는 1%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으로서도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다른 나라들이 미국 의존도를 줄이는 쪽으로 나아간다면 세계 교역상 기축통화로서 지속돼온 달러의 지위가 당연시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경제가 더 분열되고 덜 효율적으로 될 때 중앙은행들로서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데도 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악화한 인플레이션에 맞서 온 라가르드는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려온 자신의 정책이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주장도 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