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뒤 우리 해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했다. 군당국은 서해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을 쫓다가 발생한 우발적 사고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6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께 서해 백령도 동북방에서 북한 경비정 한 척이 NLL을 침범했다. 이에 우리 해군 고속정은 해상 무선 공용통신을 이용해 10여 회 경고 통신을 했지만 반응하지 않자 40㎜ 10발을 경고 사격해 즉각 퇴거시켰다. 북한 경비정이 NLL 이남에 머무른 시간은 10분 안팎이며, 2㎞가량 침범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경비정은 당시 NLL 일대의 시정(목표물을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최대 거리)이 90m 수준으로 좋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 어선을 쫓다가 남하한 것으로 추정된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과거 NLL을 의도적으로 침범할 때는 (경비정이) 직선으로 내려온다든지 이번과 기동 형태가 달랐다”며 “이번에는 북한 경비정이 지그재그로 중국 어선을 쫓는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다.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은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당시 북한 경비정은 북측 선박 한 척을 쫓던 과정에서 NLL을 넘었으나 우리 해군 고속정의 경고사격에 NLL 이남에서 7분 정도 머문 뒤 돌아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NLL에서의 우발적 무력 충돌이 한반도 긴장 고조로 귀결되지 않기 위해 남북 군 통신선의 조속한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