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만 산다"…청약시장 '극과 극'
올해 1분기 전국 신규 분양 아파트의 60% 이상이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연합뉴스와 부동산R114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청약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전국 1분기 분양단지 34개 곳 가운데 1·2순위 내에 청약이 마감된 곳은 13곳으로 38.2%에 그쳤다. 이에 비해 21개 단지는 2순위에서도 모집가구수를 채우지 못해 단지 수 기준 미달 비율이 61.8%에 달했다.

지난해 1분기 총 87개 분양 단지 가운데 21개 단지만 미달(24.1%)된 것과 비교해 미달 단지 비율이 2.5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 가운데 대구와 경북, 전남, 전북, 제주, 충남 등 6개 지역은 1분기에 각 1개 단지씩 분양됐지만 모두 미달됐다. 경기도는 1분기에 8개 단지가 분양돼 75%인 6개 단지가 미달됐고, 인천도 5개 단지가 분양돼 1개 단지만 마감돼 미달 비율이 80%에 달했다.

이로 인해 올해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5.1대 1로 작년 4분기 평균 2.9대 1보다는 올랐지만, 작년 1분기 11.4대 1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반면 서울은 1분기 분양된 3개 단지가 모두 순위 내 마감에 성공해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분기 서울에서 일반분양된 아파트는 3개 단지 총 393가구(청약 가구수)로, 총 2만2천401명이 신청해 청약 경쟁률이 평균 57대 1에 달했다.

GS건설이 지난달 분양한 서울 영등포구 영평동1가 영등포자이디그니티는 98가구 일반분양에 1만9천478명이 신청, 평균 경쟁률 198.8대 1에 달했다. 같은 달 분양한 서울 은평구 역촌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도 214가구 분양에 2천430명이 신청해 1순위 경쟁률이 평균 11.4대 1이었다.

지난해 말 분양된 강동구 둔촌 주공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 포레온과 성북구 장위 자이 레디언트는 당초 청약률은 높지 않았으나, 규제지역 해제 훈풍과 인근 시세 상승으로 최근 무순위 접수 등을 거치며 100% 계약률 달성에 성공했다.

연초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역이 규제지역에서 풀리면서 중소형 주택 청약 추첨제가 60%로 확대되고, 전매제한 기간을 1년으로 단축하기로 하는 등 규제완화 방침의 효과를 누렸다.

다만 규제지역 해제에도 불구하고 1분기 전국 분양 물량은 34개 단지 총 2만6천437가구(조합원분 포함한 총 가구수)로, 당초 계획됐던 101개 단지 7만8천159가구와 비교해 34%가량만 분양하는 데 그쳤다.

분양이 줄면서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2월 기준 전국 아파트 미분양 가구수는 7만5천438호로 연초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건설사들이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숨겨놓은 미분양까지 고려하면 실질 미분양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에 전국 41개 단지에서 3만251가구(조합원분 포함한 총가구수 기준)가 분양되는 등 2분기에만 98개 단지에서 7만3천여가구가 분양될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으로 분양이 늘어날 2분기 청약 결과가 올해 분양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고 입지 경쟁력이 있는 서울은 정부 규제완화의 효과를 빨아들이고 있는 반면, 서울 집중화로 지방과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청약 시장이 더 위축되는 모습"이라며 "지방도 분양가 경쟁력이 있는 곳만 청약자가 몰리는 등 청약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