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평화에 기여한 인물 찾아 '해평상' 수여하기로
민족종교 발전시킨 해평 한양원 뜻 기린다…'상생과 평화' 발족
민족종교 발전과 종단 간 화합을 도모한 해평(海平) 한양원(1923∼2016) 전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의 뜻을 기리는 사단법인 '상생과 평화'가 출범했다.

이 단체의 상임대표를 맡은 박남수 이사장은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상생과 평화가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의 인가를 받았다며 "해평 선생의 후학들이 모여서 가르침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회장을 기리는 것은 이 단체의 중요한 목표지만 이름보다는 그가 전하려고 했던 핵심 사상을 담는 것이 고인의 뜻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단체명을 상생과 평화로 지었다고 박 이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한 전 회장이 "서세동점(西勢東漸·서양이 동양을 지배함)의 시대를 가장 반대했던 분"이라면서 "동세서점의 시대가 되어야 인류가 진짜 살길이 열린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라고 고인의 사상을 소개했다.

민족종교 발전시킨 해평 한양원 뜻 기린다…'상생과 평화' 발족
박 이사장은 서세동점에서 서세는 서양의 문화이며, 이는 인간성과 윤리보다는 기계가 중심에 있고 자연을 보호하는 대신 개발하는 것에 역점을 두기 때문에 결국 이상 기온이나 기후 변화와 같은 재앙을 낳았다고 해석하고서 "서양이 할 일은 다했으니 이제 동양이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평 선생은 유불선(儒佛仙)을 아우르는 민족종교인 '갱정유도'(更定儒道)의 5대 도정을 지냈으며 1985년 천도교, 대종교, 원불교, 갱정유도, 수운교, 태극도 등이 참여하는 한국민족종교협의회를 창설해 30여년간 회장을 맡았다.

생전에 그는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민족 종교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으며 민족종교 발전과 7대 종교 간 화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에 국민훈장 무궁화장에 추서됐다.

박 이사장은 3·1 운동을 비롯한 항일 투쟁 과정에서 천도교, 대종교 등 민족 종교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소개한 뒤 민족 종교를 계승·발전시킨다는 고인의 뜻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생과 평화는 해평 선생의 정신 계승, 지식인·지도자 양성, 장학사업 등을 한다는 계획이다.

한 전 회장의 뜻을 기리고 사회 전반에 상생과 평화의 문화를 고취하기 위해 해평상도 제정한다.

민족종교 발전시킨 해평 한양원 뜻 기린다…'상생과 평화' 발족
민족정기와 도덕성을 회복·진작하는데 공로가 있거나 역사화 문화 등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데 공을 세운 인사, 이념·세대·젠더·지역·계층 갈등을 치유하고 사회 통합에 기여한 인물에게는 해평 상생상을 수여한다.

평화 통일에 기여한 인물, 국가·인종·종교 간 갈등이나 분쟁을 조정하거나 세계 평화 정착에 도움을 준 사람, 생태계를 치유하고 우주 자연 질서를 회복하는 데 공을 세운 인물에게는 해평 평화상을 준다.

종교계, 경제계, 문화계, 언론계, 교육계 지도자나 시민단체 대표 등의 추천을 받아 송석구 전 동국대 총장이 이끄는 심사위가 수상자를 결정한다.

상금은 두 부문 각 1천만원씩이다.

이달 28일까지 추천을 받으며 내달 10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제1회 해평상 시상식을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