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와 5경기서 28번 쐈지만…성공률 17.8%에 그쳐
"공격리바운드 등 '투혼'만으로 부족…포워드진 슛 터져야"
'빈틈없는' 인삼공사에 도전하는 캐롯…'코너 3점'에 걸린 명운
"조한진, 최현민, 한호빈만 슛이 잘 들어가면 어느 팀이 와도 이길 수 있어요.

"
프로농구 고양 캐롯의 김승기 감독은 지난 8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 4차전 울산 현대모비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김 감독은 "디드릭 로슨과 이정현 덕에 어차피 계속 슛 기회는 나온다"며 "나머지 3명만 슛이 잘 들어가면 어디든 이긴다"고 했다.

이 경기에서 87-80으로 신승한 캐롯은 5차전마저 77-71로 잡고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4강 PO로 올라섰다.

그러나 김 감독이 언급한 선수들의 슛 감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나마 가드인 한호빈이 21.9%의 3점 성공률(32개 중 7개 성공)을 기록한 가운데 두 포워드의 슛은 유난히 림을 외면했다.

파워포워드로 뛰는 최현민은 5경기 동안 3점 24개를 던져 21개를 놓쳤고, 조한진 역시 6개를 던져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다.

'빈틈없는' 인삼공사에 도전하는 캐롯…'코너 3점'에 걸린 명운
이들과 함께 포워드로 나선 김강선 역시 3점 성공률이 26.7%(30개 중 8개 성공)에 그쳤다.

돌발성 난청을 앓는 전성현이 4차전부터 출전하기 시작했지만, 포워드진이 슛감을 잃으면서 캐롯의 장기인 3점도 정규리그 33%의 성공률에서 PO 들어 24.6%로 쳐졌다.

김 감독으로서는 아쉬울 만하다.

계산대로라면 코너에 서 있는 포워드들에게 슛 기회가 나기 때문이다.

이정현, 로슨의 2대2 공격이 워낙 날카로워 이들이 돌파할 때마다 현대모비스의 장재석, 최진수 등이 코너에 있는 공격수를 버리고 골밑 깊은 지점까지 도움 수비에 나섰다.

이에 따라 캐롯은 5경기 동안 코너 3점을 28회 던졌다.

현대모비스(9번)의 3배가 넘는 수치지만 성공률은 17.8%에 불과했다.

아쉬운 수치지만 이 '코너 3점' 전략은 정규리그 내내 캐롯의 외곽 화력을 받치는 기반이었다.

매 경기 5개가량 코너에서 3점을 던졌고, 성공률도 34.7%로 준수했다.

'빈틈없는' 인삼공사에 도전하는 캐롯…'코너 3점'에 걸린 명운
국내 빅맨진의 높이가 약한 터라, 궁여지책으로 골밑에서 포워드를 빼서 3점 라인 밖에 두는 게 팀의 콘셉트로 자리 잡은 것이다.

예상치 못한 외곽포 침체에도 캐롯은 이정현·로슨의 활약과 함께 경기당 16개가 넘는 공격리바운드를 따내는 '투혼'을 발휘해 어렵게 현대모비스를 넘었다.

문제는 다음 라운드 상대가 정규리그를 선두로 마친 안양 KGC인삼공사라는 점이다.

이상윤 SPOTV 해설위원은 "로슨, 이정현의 파생 효과로 코너에서 기회가 많이 났는데 다른 선수의 슛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최현민 선수가 코너에서 슛이 안 들어간다.

상대 입장에서는 슛을 준다 생각하고 그쪽을 막는 선수가 다른 쪽으로 도움 수비에 나설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인삼공사는 1위 팀답게 포지션별 공수에서 빈 곳이 없다"며 "현대모비스와 다르게 문성곤, 양희종 등 활동량이 많고 수비에 능한 포워드가 많아서 캐롯으로서는 포워드진의 외곽포가 터져 (상대에) 혼란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규섭 SPOTV 해설위원 역시 캐롯이 승리하려면 외곽포가 터져야 한다고 봤다.

'빈틈없는' 인삼공사에 도전하는 캐롯…'코너 3점'에 걸린 명운
공격리바운드·고강도 압박 수비 등 현대모비스를 잡았던 방식이 인삼공사에 통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이규섭 위원은 "캐롯이 대단한 투혼을 보여줬지만 공격리바운드 측면에서 인삼공사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세근·문성곤·양희종·변준형 등 대부분 선수가 포지션 대비 힘과 높이가 좋아 리바운드를 단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오세근이 캐롯에 '카운터 펀치'가 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6강 PO와 달리 코너에서 슛이 터진다고 해도, 수비에서는 최현민·조한진 등이 국내 최고 빅맨으로 꼽히는 오세근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규섭 위원은 "포워드 간 맞대결에서 오세근을 이겨낼지가 캐롯에 중요한 문제"라며 "현대모비스에서도 골밑 1대1 공격을 통해 파생 효과를 내는 함지훈이 있었지만, 허리 부상으로 많이 뛰지 못했고 제 컨디션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오세근이 뛸 때 코너에 있는 포워드의 3점이 터져 수세에 몰린다면 인삼공사는 거기에 양희종을 붙이는 등 상대적으로 카드가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빈틈없는' 인삼공사에 도전하는 캐롯…'코너 3점'에 걸린 명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