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압송될까 두려워 외출하지 못하는 점 노려"
중국서 탈북 여성들 감금·음란 채팅시킨 60대 징역 18년 선고
중국에서 탈북 여성들을 감금한 뒤 음란 화상채팅을 시키고 100여 차례 넘게 성폭행한 중국 동포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1형사부(최석진 부장판사)는 성적 착취 유인과 감금,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A(63)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기관,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10년도 명령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중국 동포인 A씨는 공범인 전처와 공모해 탈북 여성들에게 음란채팅을 시켜 돈을 벌기로 마음먹었다.

탈북 여성들이 중국 공안에 적발돼 다시 북한에 압송될까 두려워 쉽게 외출하지 못한다는 점을 노렸다.

A씨는 2013년 2월 6일 오후 3시께 중국 산둥성 탈북 브로커의 집에 머물고 있던 B(23·여)씨를 지린성 소재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뒤 "3년만 열심히 일하면 한국으로 보내주겠다"고 속여 음란 채팅을 시키는 등 2017년 4월 23일까지 B씨 등 10∼20대 여성 3명을 데려와 중국에 있는 자신의 집 등에서 음란 화상채팅을 시킨 혐의를 받는다.

또 2013년 2월 10일께 채팅을 거부하는 B씨를 때리고 '밖에 나가면 공안에 잡혀간다'고 위협해 가두는 등 2019년 8월 15일까지 이들을 감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이들을 130여차례 넘게 성폭행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A씨의 전처는 2019년 8월 15일까지 인터넷 화상 채팅 사이트에 가입한 뒤 불특정 다수의 남성을 대상으로 신체를 노출한 피해 여성들의 영상을 보내 8억5천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궁박한 처지에 있는 피해자들을 경제적 이득과 성적 쾌락을 위한 도구로 삼아 존엄성을 훼손했다"면서 "범행 경위와 수법, 횟수 등에 비춰 죄질이 불량하고 책임을 전처에게 떠넘기고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검사와 피고인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