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사기 사건 브로커 청탁받아 범행…브로커 2명도 구속 기소

투자사기 사건 브로커의 청탁을 받고 영장 신청을 지연시키거나 수사 기밀을 누설한 혐의를 받는 현직 간부 경찰관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영장신청 늦추고 수사기밀 누설…총경 등 간부경찰관 3명 기소(종합)
대구지검 형사3부(조용우 부장검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대구경찰청 전 사이버수사과장 A(47·총경)씨와 전 사이버수사대장 B(48·경정)씨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이미 구속된 경찰관 C(40·경위)씨를 같은 혐의로 추가로 기소하고, 브로커 D(69)씨와 E(44)씨를 구속기소 했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7월 11일께 대구경찰청 사이버테러팀에서 해외 선물투자 사이트 프로그래머(구속)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브로커 D씨의 청탁을 받고 구속영장 신청을 고의로 일주일간 지연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지난해 9월 D씨의 청탁을 받고 수사팀에 압수수색영장 신청을 재검토하게 하고, 같은 해 10∼11월 D씨에게 휴대전화 포렌식 내용과 공범 진술을 누설한 혐의도 받고 있다.

C씨는 E씨의 청탁과 함께 유흥주점에서 1천만 원 상당 향응과 700만 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 사건과 별도로 가짜 명품 판매 사기 사건 수사 중 알게 된 이로부터 뇌물 2천만원을 받고 범죄수익금 인출을 도와준 혐의 등으로 지난달 구속기소 됐다.

D씨는 지난해 8∼11월 해외 선물투자 사이트 운영자(구속)로부터 경찰 수사 상황 확인 및 수사 무마 등 청탁을 받고 현금 2천만원과 110만원 상당 양주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E씨는 지난해 6∼10월 같은 사이트 운영자로부터 수사 상황 확인 청탁과 함께 3천만원을 받고 C씨 등에게 1천만원 상당 술 접대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범행은 해외 선물투자 사이트 운영자가 2021년 8∼10월 선물투자로 돈을 벌 수 있는 것처럼 투자자 69명을 속여 16억여원을 편취한 사건과 관련해 벌어졌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사기 공범들이 '브로커와 경찰관에게 수사무마 금품 로비를 했다'는 내용으로 진술하거나 경찰에 편지를 보내왔으나 그에 대한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에서 단서를 포착하고도 수사하지 않은 금품 로비 실체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규명돼 경찰관과 브로커 간 유착관계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히 B씨가 사이트 운영자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신청을 재검토하도록 수사팀에 지시해 절차가 지연되는 바람에 사무실이 사라져 영장을 집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검찰은 사이트 운영자 등을 범죄수익은닉죄로 추가로 기소하고 현금 1억7천여만 원을 몰수 청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