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서 협상 결렬…간호법·의료법 처리도 입장차만 확인
여야 '내일 양곡법 재표결' 합의불발…"정략적 의도" "원칙대로"
여야는 12일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13일 본회의에 상정하는 것을 두고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민의힘 윤재옥·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 처리 문제 등을 두고 1시간 넘게 논의했으나 입장차만 확인하고 헤어졌다.

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재의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야당이 여론전을 위한 정략적 의도로 재의결을 추진한다며 상정에 반대하고 있다.

여야는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본회의에 직회부된 간호법 제정안, 의료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 처리 문제도 합의하지 못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언제 야당과 다시 만나 논의할 예정이냐'고 묻자 "아직 시간을 정해서 만날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

약속한 것은 없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부결될 것을 알면서도 재의결하려는 데에는 정략적 의도가 숨어있다"며 "국민을 호도해 결국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재의결할 경우 우리는 당론에 따라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 '내일 양곡법 재표결' 합의불발…"정략적 의도" "원칙대로"
박 원내대표는 "양곡법 재의결이나 복지위에서 직회부한 안건 처리를 놓고 충분히 의견을 나눴다"면서 "그러나 여야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더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법안들이 내일 상정되는 것이냐'는 질의에 "우리는 원칙대로 합니다"라고 답했다.

상정권을 쥔 김 의장을 설득해 13일 본회의에 양곡법 등 쟁점 법안들을 올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뿐 아니라 간호법·의료법 등도 모두 13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여야 원내 지도부는 회동 모두 발언부터 기 싸움을 했다.

윤 원내대표는 "앞으로도 본회의 직회부 법안이 늘어나고 재의요구권을 행사하게 되는 이런 모습들이 국민에게 얼마나 불편을 줄지 걱정된다"며 "가급적 여야가 통상적인 입법 절차대로 법안을 처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야당의 목소리를 경청해서 정부를 설득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여당이 해야 한다"며 "이번 법안들을 보면 그런 과정이 없어 아쉽다"고 응수했다.

한편, 김 의장은 이날로 사흘째를 맞은 국회 전원위원회의 '선거제 개편' 논의와 관련해 "성과를 내려면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는 소위원회를 만들어 양 교섭단체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며 별도의 합의 기구 마련을 제안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