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직장 내 괴롭힘은 인격을 말살하는 등 중대 범죄" 항소

상관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과천소방서 초임소방관 사건과 관련해 가해 소방관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상관 괴롭힘에 극단 선택한 초임 소방관…가해자 징역 1년 6월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4단독 박형민 판사는 최근 특수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직 소방관 A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박 판사는 "피고인은 교육을 빙자해 소방공무원으로서 첫발을 내디딘 피해자에게 심한 폭언, 모욕적 언사, 폭행 등을 지속해 죄질이 무겁다"며 "수사 초기 때 누명을 썼다고 강변한 점, 소방 업무 특성상 엄격한 군기 확립이 필요하다며 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일부 범행을 자백하긴 했으나 참회의 모습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의 죽음과 피고인의 범행을 법적 인과관계로 묶을 수는 없으나, 피해자의 가족과 직장 동료들의 진술에 비춰봤을 때 피고인의 행위가 없었다면 피해자가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선택을 할 이유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둘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어 범행으로 인한 결과가 중대하다"고 강조했다.

A씨는 2022년 4월 소방서 차고지에서 군기를 잡겠다며 위험한 물건인 둔기로 B 소방사가 신은 신발을 눌러 발등을 찍는 등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밖에 A씨는 "비키라"면서 아무런 이유 없이 B 소방사를 때린 것으로도 조사됐다.

B 소방사는 당시 "우울증이 있다.

먼저 가겠다"는 유서를 남긴 채 극단 선택을 했다.

그는 임용된 지 4개월 된 신입 소방관이었다.

유족은 장례 과정에서 B 소방사가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문제를 제기했고, 과천소방서는 진상 조사 결과 A씨가 고인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을 했다고 판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A씨는 사건 이후 해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재판에서도 범행을 부인하는 등 개전의 정이 없고, 직장 내 괴롭힘은 인격을 말살하는 중대 범죄이며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기 위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