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실내금연·트랜스지방 제한 등으로 수백만 생명 구해"
실내 금연 앞당긴 미국 의사 콜린 매코드 타계
뉴욕시 실내 금연과 가공식품 트랜스지방 제한, 모자보건 개선 등에 앞장서 많은 생명을 구했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 의사 콜린 매코드 박사가 향년 94세로 타계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의 아들 앤디는 아버지가 지난달 11일 영국 옥스퍼드 자택에서 울혈성 심부전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매코드 박사는 아내 수전 루이스가 2002년 사망한 뒤 2004년부터 잉글랜드로 이주해 살아왔다.

'코크'(CoKe)로 불려 온 매코드 박사는 극심한 의료인 부족을 겪던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국가 의료인력 훈련, 인도와 방글라데시 어린이 설사병 개선 등 국제 활동으로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그는 뉴욕시의 공공 행동과 보건 정책에 큰 영향을 미쳐 일반 대중의 건강과 뉴욕 할렘가 보건 환경 개선 등에 기여한 것으로 더욱 유명하다.

매코드 박사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시절인 2003년 보건국 부국장으로 재직하며 직장·식당·술집 금연을 시행했다.

이 금연제도는 이후 전 세계로 확대돼 간접흡연 피해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암으로 숨진 골초 부모를 둔 매코드 박사는 자신을 '뉴욕시에서 가장 심한 간접흡연자'라고 말하곤 했다.

그는 2002년 "간접흡연은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전염병"이라며 "매년 보건부가 담배 관련 사망자 1만명에게 사망진단서를 발행하는데 이 중 1천명은 간접흡연 사망자"라고 말했다.

매코드 박사가 금연 확대 정책에 앞서 학계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1990년 의학 권위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발표한 논문이었다.

뉴욕 할렘가 흑인 남성이 65세까지 살 확률이 당시 세계에서 기대수명이 가장 짧은 최빈국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 남성보다 낮다는 내용의 이 논문을 낸 뒤 매코드 박사는 뉴욕시 할렘병원의 예방 프로그램 책임자로 임명됐다.

그는 논문에서 권고한 대로 유방암 검진 및 신생아 검사를 포함해 만성 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시작했고 의료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투자도 단행했다.

당시 보건국장이었던 토머스 R. 프리든 박사는 "매코드 박사 연구 덕분에 수백만 어린이의 생존 가능성이 커졌고 트랜스지방 제한으로 수백만 명의 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 글로벌 운동이 촉발됐다"며 "그의 명료한 사고, 윤리적 헌신, 효과적 행동이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말했다.

매코드 박사는 1928년 5월 15일 시카고에서 태어났으며, 어머니의 재혼으로 새 아버지의 성을 따라 매코드가 됐다.

매코드 박사는 1949년 매사추세츠주 윌리엄스 칼리지에서 화학을 전공한 후 1953년 컬럼비아대 의대에서 의학 학위를 취득했으며, 이후 포틀랜드 오리건대에서 강의하고 존스홉킨스대 국제보건학과에서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 농촌 보건 프로그램을 지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