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줄어도 R&D 투자 늘려 지난해 15%↑…첫 50조 돌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시총 상위 200대 기업 분석
현대차 15%·하이닉스 26% 증가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에 총력
현대차 15%·하이닉스 26% 증가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에 총력
국내 대기업들이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한 가운데서도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회복 이후에 대비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유망 산업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0대 기업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총 51조4224억원을 지출했다. 전년(44조6504억원) 대비 15.19% 증가한 수치다. 유가증권시장 200대 기업의 연구개발비 총액이 5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18조6447억원에서 188조4125억원으로 13.83% 줄었다.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했지만 연구개발비는 오히려 두 자릿수 늘린 것이다. 작년 연구개발비 증가율은 영업이익이 70% 이상 늘어난 2021년 연구개발비 증가율(10.05%)보다 5%포인트 높았다.
지난해 R&D 투자 확대는 대기업이 주도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분야 기업의 R&D 투자 증가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연구개발비를 2021년 22조4017억원에서 작년 24조9192억원으로 11.2%(2조5175억원) 늘렸다. SK하이닉스 역시 전년 대비 26% 늘린 4조4746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난해 집행했다. 이들은 TSMC, 마이크론,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업황 하락 사이클에서도 대규모 R&D 투자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자동차도 2021년 1조5350억원이던 연구개발비를 작년엔 1조7627억원으로 14.5% 늘렸다. 현대차그룹 전체를 합치면 지난해 R&D 투자 총액은 7조원이 넘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같은 미래산업 원천기술 확보 등을 위해 그룹 전반적으로 R&D 투자를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전장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은 LG전자도 연구개발비를 2021년 2조930억원에서 지난해 2조3973억원으로 14.54% 늘렸다. LG에너지솔루션(전년 대비 26.09% 증가), SK(17.73%), 두산에너빌리티(47.1%) 등도 지난해 연구개발비 집행을 크게 확대했다.
코스닥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200대 기업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2조2887억원을 썼다. 이는 전년(1조9537억원)보다 17.15% 늘어난 것으로, 전년 연구개발비 증가율(16.6%)을 소폭 웃도는 수치다. 코스닥 200대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2021년 40.5%에 달했지만 작년엔 9.7%로 크게 낮아졌다.
김범준 가톨릭대 회계학과 교수는 “연구개발비는 4~5년 후 기업 실적과 뚜렷한 양의 관계를 보여주는 핵심 요인”이라며 “연구개발비 증액은 당장은 이익을 감소시키는 요인이지만 기업이 기술 역량을 높이는 데 성공하면 중장기적으로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0대 기업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총 51조4224억원을 지출했다. 전년(44조6504억원) 대비 15.19% 증가한 수치다. 유가증권시장 200대 기업의 연구개발비 총액이 5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18조6447억원에서 188조4125억원으로 13.83% 줄었다.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했지만 연구개발비는 오히려 두 자릿수 늘린 것이다. 작년 연구개발비 증가율은 영업이익이 70% 이상 늘어난 2021년 연구개발비 증가율(10.05%)보다 5%포인트 높았다.
지난해 R&D 투자 확대는 대기업이 주도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분야 기업의 R&D 투자 증가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연구개발비를 2021년 22조4017억원에서 작년 24조9192억원으로 11.2%(2조5175억원) 늘렸다. SK하이닉스 역시 전년 대비 26% 늘린 4조4746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난해 집행했다. 이들은 TSMC, 마이크론,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업황 하락 사이클에서도 대규모 R&D 투자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자동차도 2021년 1조5350억원이던 연구개발비를 작년엔 1조7627억원으로 14.5% 늘렸다. 현대차그룹 전체를 합치면 지난해 R&D 투자 총액은 7조원이 넘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같은 미래산업 원천기술 확보 등을 위해 그룹 전반적으로 R&D 투자를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전장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은 LG전자도 연구개발비를 2021년 2조930억원에서 지난해 2조3973억원으로 14.54% 늘렸다. LG에너지솔루션(전년 대비 26.09% 증가), SK(17.73%), 두산에너빌리티(47.1%) 등도 지난해 연구개발비 집행을 크게 확대했다.
코스닥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200대 기업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2조2887억원을 썼다. 이는 전년(1조9537억원)보다 17.15% 늘어난 것으로, 전년 연구개발비 증가율(16.6%)을 소폭 웃도는 수치다. 코스닥 200대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2021년 40.5%에 달했지만 작년엔 9.7%로 크게 낮아졌다.
김범준 가톨릭대 회계학과 교수는 “연구개발비는 4~5년 후 기업 실적과 뚜렷한 양의 관계를 보여주는 핵심 요인”이라며 “연구개발비 증액은 당장은 이익을 감소시키는 요인이지만 기업이 기술 역량을 높이는 데 성공하면 중장기적으로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