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1명 이상·100m 이상 교량에 해당해 적용 기준 충족

지난 5일 2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자교 보행로 붕괴 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 적용 첫 사례가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자교 붕괴사고 '중대시민재해' 첫 사례 될까…경찰, 적용 검토
경기남부경찰청 분당 정자교 붕괴 사고 수사 전담팀은 전날 발생한 사고가 중대시민재해의 적용 요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 혐의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재해는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로 나뉜다.

중대산업재해는 산업 현장 근로자들이 겪은 피해를 대상으로 고용노동부가 전담하는 반면, 중대시민재해는 불특정 시민들이 피해자가 됐을 경우로 경찰이 수사를 담당한다.

중대시민재해가 적용되려면 사망자가 1명 이상이거나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3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질병자가 10명 이상이어야 한다.

적용 가능한 공중이용시설은 법 시행령에 명시돼 있는데, 교량의 경우 연장 100m 이상일 경우에 해당한다.

즉 총길이 108m의 교량에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번 사고는 중대시민재해 적용 요건에 해당한다.

이 법의 적용 대상은 사업주나 대표이사처럼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이며, 지방자치단체장도 포함된다.

다만 경찰이 중대시민재해를 적용하려면 이번 사고의 원인이 지자체의 관리 소홀에서 비롯됐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이에 경찰은 전날 정자교 관할 지자체인 분당구청의 교량 관리 업무 담당자를 불러 조사하는 등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 초기이기 때문에 사고 원인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면서도 "수사 중 관리사항의 하자나 부실이 확인될 경우 중대재해법 위반이 되기 때문에 당연히 법 적용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이번 사고에 '중대시민재해'가 적용된다면 지난해 1월 법 시행 이후 첫 사례가 된다.

앞서 지난해 4월 전남 순천시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50대 여성이 연못에 빠져 숨진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중대시민재해 적용을 검토했으나, 골프장을 중대재해 적용 시설로 보긴 어렵다는 관계기관 의견에 따라 적용하지 않은 바 있다.

한편 지난 5일 오전 9시 45분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소재 탄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인 정자교의 양쪽에 있는 보행로 중 한쪽 보행로가 무너져 당시 이곳을 지나던 30대 후반 여성 1명이 숨지고, 30대 남성 1명이 다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