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생산 중단이 잇따르면서 국내 관련 기업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수요 감소에 따른 경영난으로 남들은 손을 떼는 상황에서 연구개발을 계속하기도, 그렇다고 그만두기도 어려운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입니다.

보도에 김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4일, 중국 3대 백신 제조업체 캔시노(캔시노바이오로직스)의 코로나 백신 '콘비데시아' 생산 중단이 밝혀졌습니다.

앞서 또 다른 중국기업(텅성보야오)이 2천600억 원을 투자해 만든 치료제 두 종류(안바웨이·뤄미스웨이) 역시 최근 생산을 멈췄습니다.

엔데믹으로 수요가 줄고, 재고가 늘면서 경영난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우리나라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국산 코로나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접종률이 낮아지자 생산을 중단한 겁니다.

고민이 깊어진 건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연구개발을 아직 진행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입니다.

최근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모두 17곳이지만, 그 사이 중단한 곳 등을 감안하면 14곳입니다.

개발 전략을 수정하면서 꾸준히 결과를 내는 곳도 있지만,



[조양제 / 아이진 기술총괄대표 : 이제 mRNA로 전체 백신 트렌드가 바뀔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걸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저희는 4 ℃에 보관이 가능하고, 모더나·화이자보다 상대적으로 (운송·보관 등에서) 안전하기 때문에 조금 늦게 나오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대부분 임상 초기 단계로 성공까지 갈 길이 먼데다, 어렵게 성공한다 해도 변이 바이러스 이전을 타깃으로 한 임상이라 고심인 곳들도 많다는게 업계 설명입니다.

그렇다고 포기도 쉽지 않습니다.

정부 지원금을 받았는데 중단하는데 대한 불이익을 우려하기도 하고,

상장사의 경우 코로나를 재료로 '주가 띄우기'만 했다는 비난도 우려하는 대목입니다.

때문에 대외적인 포기 선언 대신, 개발 속도나 추가 투자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출구찾기에 나서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마다 상황이 다 다르지만, 기술적·환경적으로 개발 동력이 많이 떨어졌는데, 과거부터 코로나 관련해 홍보나 주가부양에 과도한 노력을 한 곳들은 차마 중단한다는 말을 함부로 못한다"고 귀뜸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미래를 위해 최소한의 코로나 관련 개발은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정윤택 / 제약산업전략연구원 대표 : 최종적으로 제품화를 하는 경험들이, 다른 질환에 확대 적용할 수 있는 측면이 있거든요. (코로나19에 대해)독감 정도의 시장을 꾸준히 유지할 것이다,라고 글로벌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거든요. 많은 비용을 들여서 개발했던 료제·백신 (임상을) 중단하기 보다 미래에 지속 가능한 시장을 예측하고, 개발을 더 꾸준히 해야…]


1,600억 원 이상의 정부 지원금이 투입된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 지속해야 할지 중단해야 할지 기로에 섰습니다.

한국경제TV 김수진입니다.






김수진기자 sjpen@wowtv.co.kr
엔데믹에 코로나 백신 '끝까지 개발' 괜찮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