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자국 유전체 분석업체인 일루미나에 그레일 합병 해제를 명령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FTC는 이날 5인 커미셔너 회의에서 반대 없이 찬성 4표로 일루미나의 그레일 합병이 암 조기진단 시험 시장의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결, 지난해 나온 합병 승인 예비 판결을 뒤엎었다.

FTC는 지난해 9월 FTC 행정법 판사인 마이클 채플이 경쟁저해 가능성이 없다며 일루미나의 그레일 합병을 승인하자 FTC 5인 커미셔너 회의에 항소했다.

FTC는 판결 후 내놓은 성명에서 일루미나의 그레일 인수가 혁신을 저해할 수 있으며 가격 인상과 함께 검사의 품질과 선택권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도 지난해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일루미나의 그레일 합병을 불허했다.

일루미나 주식 1.4%를 보유한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컨도 규제당국과의 싸움을 끝내고 그레일을 다시 분사하라고 요구하며 9인으로 구성된 일루미나 이사회에 3명의 후보를 내세웠으나 일루미나에 의해 거부당한 바 있다.

한편 일루미나는 FTC의 이번 판결에 대해 연방 항소법원에 항소할 것이라면서 늦어도 2024년 초까지는 FTC와 유럽연합(EU) 집행위에 대한 항소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루미나는 지난 2020년 그레일을 71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으며 경쟁 저해 가능성 등을 이유로 한 FTC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던 2021년 8월 합병 절차를 완료했다.

그레일은 지난 2016년 일루미나에서 분사된 업체로 '액체 생검'(liquid biopsies)으로 불리는 혈액 테스트를 기반으로 하는 암 조기 진단법을 개발하고 있다.

미 FTC, 유전체 분석업체 일루미나의 그레일 인수합병 거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