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포트 시뮬레이션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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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도 펀드매니저가 될 수 있는 이른바 '다이렉트인덱싱 솔루션'이 자산운용사에서도 개발됐다. 운용사들이 기획해서 내놓은 기존의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나아가, 개인별 맞춤형 ETF가 등장할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첫 스타트는 KB자산운용이 끊었다.

3일 KB자산운용은 다이렉트인덱싱 솔루션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앞서 작년 9월 다이렉트인덱싱 사업 진출을 결정한 뒤 회사는 6개월간 인공지능 투자공학 박사, 금융공학 박사 등 자체 펀드매니저들의 운용경험과 역량을 내재화해 솔루션 개발에 집중했다. 회사는 이달 말부터 증권사를 통한 비대면 자문솔루션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상용화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 다이렉트인덱싱은 아직 생소한 분야지만 미국의 경우 기성화된 'ETF 시장'에서 '다이렉트인덱싱 시장'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올리버와이먼에 따르면 미국 내 다이렉트 인덱싱 시장규모는 2018년 185조원, 2019년 385조원, 2020년 500조원이며, 2025년에는 215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KB자산운용은 솔루션 개발을 완료한 뒤, 그 이름으로는 사내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MYPORT'를 선정했다. 또 '당신의 맞춤형 투자솔루션 MYPORT'이라는 슬로건도 함께 만들었다. 사내 공모에는 200개가 넘는 아이디어가 응모됐다. 최종 선정된 MYPORT는 '내가 만드는 포트폴리오'라는 직관적이면서도 친숙한 명칭으로, 후속 조치로 상표권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앞으로 투자자들은 MYPORT 솔루션을 활용해 스스로 포트폴리오를 편하게 구축하고 편집할 수 있게 된다.

매주 AI가 글로벌 시장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슈가 되는 테마를 알려주고, 테마와 관련된 국내 투자 포트폴리오까지 제공한다.

4월 도입되는 1단계 솔루션은 국내지수에 한해 제공되고, 연내 해외지수까지 확장된 2단계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투자 대상 종목은 코스피200, 코스닥150에 한정되지 않는다. 코스피 전체, 코스닥 전체, 코스피200, 코스닥150, KRX300, 코스피+코스닥, 코스피200+코스닥150+KRX300 등 국내 상장된 모든 주식을 분석 대상으로 한다.

MYPORT 솔루션에서는 '전략 선택', '전략 편집', '전략 설정', '전략 상세', '투자 결정'의 5단계를 거쳐 개인맞춤형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먼저 '전략 선택' 시 사전에 만들어진 '테마', '업종', '대가들의 투자전략' 등을 활용하거나 '나만의 전략만들기' 옵션을 선택해 기본지수(코스피, 코스닥 등) 외 다양한 콘셉트를 활용한 투자가 가능하다. 대가들의 투자전략을 선택한다면 글로벌 대가 15명의 전략을 선택 후 투자 기준 팩터 스타일별로 편집하여 나만의 전략을 만들 수 있다.

두 번째 '전략 편집' 단계에서는 개인들의 투자지식에 따라 사전에 만들어진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투자하는 '프리셋(Pre-set) 투자', 투자 기준 팩터 스타일(가치, 성장, 배당, 퀄리티 등 9개)을 가미한 '간편 투자', 계량분석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투자기준을 적용한 전문가급의 '프로(PRO) 투자'(250여개의 개별 투자 기준 다중 선택) 3가지 중 하나를 골라 본인의 투자 지식에 맞는 눈높이 투자가 가능하다.

세 번째 '전략 설정' 시 개인별 투자 성향과 선호도를 반영해 투자 금액, 최적화 옵션, 리밸런싱 주기, 시뮬레이션 시작일 등을 선택한 후 종목을 제외하거나 재편입할 수 있다.

네 번째 '전략 상세'는 백테스트 결과를 통해 과거 3년 이상 상세한 분석을 제공하며, 모의 투자 이후 일별, 누적 수익률의 성과분석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내가 만든 포트폴리오의 성과를 그래프로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수익 분석 및 섹터, 업종 구성 및 종목 구성, 리밸런싱 내역 등을 확인 가능하다. 또한 내 전략과 기초전략, 지수(코스피 등)를 비교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투자 결정' 단계에서 개인이 완성한 포트폴리오를 보관함에 저장하거나, 모의투자 혹은 투자 계약까지 진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차전지 시장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대가들의 투자전략' 중 혁신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대가의 전략을 사용한 프리셋 포트폴리오에 배터리 리사이클링 섹터 비중을 높여 '나만의 2차전지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는 식이다.

김홍곤 KB자산운용 인덱스퀀트본부장은 "향후 MYPORT는 알고리즘 형태를 넘어 초고도 리서치 자료와 전문가의 자문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고객에게 맞춤형 투자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수익률 제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