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이후 잔불정리 난항…"불씨 살아났다 꺼지기 반복"
인왕산 산불 12시간째…소방당국 "완진까지 더 걸릴듯"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부암동 인왕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12시간 넘게 꺼지지 않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5시께 큰 불길을 잡고 대응단계를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한 뒤 잔불 정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일몰과 함께 소방헬기가 철수한 데다 시야가 어두워 잔불을 완전히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초진 이후 불씨가 살아나고 꺼지기를 반복하고 있어 완진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산불은 오전 11시53분께 인왕산 북동쪽 자하미술관 인근 기차바위 쪽 6부 능선에서 발생했다.

불길이 동풍을 타고 정상 부근으로 번지고 반대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까지 연기가 확산했다.

개미마을을 중심으로 120가구 주민이 한때 홍제주민센터와 인왕중학교·경로당 등으로 대피했다.

이들은 현재 대부분 귀가한 상태다.

인왕산 산불 12시간째…소방당국 "완진까지 더 걸릴듯"
소방당국과 산림청은 이날 산불로 축구장(7천140㎡) 21개 면적에 해당하는 임야 15㏊(헥타르)가 불탄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까지 화재 진압과 주변 수습에 장비 123대와 소방·경찰·구청·군 인력 등 모두 4천200여명이 동원됐다.

도심 한가운데서 발생한 대형 산불에 서울 곳곳에서 연기가 목격됐다.

시민들은 종일 온라인에 산불 목격담을 공유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안양천 벚꽃을 보러 갔다가 헬기 여러 대가 한강물을 퍼나르고 있어서 놀랐다"며 소방수를 실어나르는 헬기를 동영상으로 찍어 올렸다.

인왕산 인근 주민들은 "타는 냄새가 진동한다", "산책하다가 급히 돌아왔다", "개미마을로 번지면 어떡하나"라며 조속한 진화를 기원했다.

또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인왕산에 불이 다시 나고 있다"며 오후 10시30분께 잔불이 되살아나는 모습을 찍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길을 완전히 잡는 대로 방화와 실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