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석석듀오' 활약 앞세워 챔피언결정 1차전 승리
잘 때리고 잘 지킨 정지석·곽승석 "따라갈 수 있다고 믿었죠"
한국 남자 배구를 대표하는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과 곽승석(이상 대한항공)은 입을 모아 "초반에 현대캐피탈의 기세가 대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 1차전 1세트는 현대캐피탈이 25-20으로 따냈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은 팀은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은 세트 스코어 3-1로 역전승하며, 구단 첫 '트레블'(컵대회 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 달성을 향해 또 한 걸음 내디뎠다.

경기 뒤 만난 정지석은 "현대캐피탈이 한국전력과 플레이오프(PO)를 치열하게 치르고 올라왔는데 챔피언결정 1차전 초반에도 그 기세를 이어갔다.

1세트를 하면서 '아, 대체 뭐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당황했다"고 털어놨다.

곽승석도 "1세트는 우리 팀 리듬도 좋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정지석과 곽승석은 "따라갈 수 있다"고 서로를 격려했다.

다른 선수들도 공수에 모두 능한 아웃사이드 히터 '석석 듀오' 정지석·곽승석을 보며 반등할 힘을 얻었다.

이날 정지석은 팀 공격의 21.85%를 책임지며 16점을 올렸다.

상대 주포 허수봉을 주로 방어하며 블로킹 득점 3개도 했다.

곽승석도 14득점 했다.

곽승석의 공격 점유율은 20.17%였다.

그는 "(세터) 한선수 선배가 자꾸 공을 주더라. 주는 대로 때렸다"고 웃었다.

정지석과 곽승석은 팀 서브 리시브의 절반을 합작했다.

정지석이 52.17%, 곽승석이 54.17%의 높은 리시브 효율을 찍은 덕에 대한항공 리시브 라인은 흔들리지 않았다.

잘 때리고 잘 지킨 정지석·곽승석 "따라갈 수 있다고 믿었죠"
안정을 되찾은 정지석은 2세트부터 화려한 세리머니도 펼쳤다.

2세트 15-15에서 최민호의 속공을 블로킹한 뒤에는 엔드라인을 넘어 달려간 뒤 두 팔을 펴는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의 '호우 세리머니'도 했다.

정지석은 "현대캐피탈은 오늘 강하게 항의하면서 분위기를 띄우려고 하는데 우리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어필을 자제하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세리머니를 평소보다 크게 해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자 했다"며 "호날두의 팬이어서 호우 세리머니도 넣었다"고 밝혔다.

잘 때리고 잘 지킨 정지석·곽승석 "따라갈 수 있다고 믿었죠"
곽승석은 경기 내내 차분함을 유지했다.

종아리 통증 탓에 정규리그 6라운드 막판에는 회복에 집중한 곽승석은 "충분히 쉬었는데 아직 경기 감각이 완전하지는 않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경기는 잘 풀렸다"고 했다.

현대캐피탈은 포지션 변경 등 다양한 전술을 펼치는 팀이다.

수비 비중이 큰 곽승석에게는 더 까다로울 수 있다.

그러나 곽승석은 '준비'와 '본능'을 모두 믿었다.

곽승석은 "우리도 현대캐피탈 전술에 맞춰 여러 대비를 한다.

우리 작전이 잘 맞아떨어지면 좋은데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며 "그럴 때는 내 느낌을 믿는다.

나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편"이라고 말했다.

'데이터'를 따르면서도, 때론 자유롭게 자리 잡는 곽승석은 이날 디그 6개를 성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