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리더십'으로 6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EASL서도 정상
"전력 누수에 부담 컸지만…1라운드 4연승하며 '할 수 있겠다' 생각"
프로농구 최고 감독은 인삼공사 '와이어 투 와이어' 이끈 김상식(종합)
"일단 이런 상을 처음 받아봐서…."
안양 KGC인삼공사의 '완벽한 시즌'을 이끈 김 감독은 올 시즌 프로농구 최고 지도자로 우뚝 선 게 살면서 처음 겪어보는 경사라고 기뻐했다.

김 감독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감독상의 주인공이 됐다.

인삼공사를 정규리그 주인공으로 이끈 김 감독은 기자단 투표에서 109표 중 94표를 받아 감독상과 상금 1천만원을 받았다.

프로농구 사상 세 번째로 시즌 초부터 끝까지 1위를 달리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룬 인삼공사는 동아시아 클럽대항전인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에서도 정상에 서며 벌써 2관왕에 올랐다.

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된 김 감독은 단상에 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여기 있는 감독님들을 대신해서 받는 상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삼공사는 20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고 2021-2022시즌에도 챔프전에 진출해 준우승한 강호다.

프로농구 최고 감독은 인삼공사 '와이어 투 와이어' 이끈 김상식(종합)
그러나 그 중심에 있던 김승기 감독과 간판 슈터 전성현이 고양 캐롯으로 이적하면서 전력 약화가 불가피할 거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런 평가를 뒤집은 건 김 감독의 '부드러운 리더십'이었다.

타 감독처럼 질책하기보다는 개성을 존중하겠다는 김 감독의 지도방식에 선수들은 코트에서 기량을 마음껏 펼쳐 보였다.

김 감독은 시상식이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전 시즌보다) 전력 누수가 있었다.

또 전 시즌 챔프전에서 준우승했지 않나.

잘 해낼 수 있을까, 부담이 굉장히 컸다"고 돌아봤다.

김영기 전 KBL 총재의 아들인 김 감독은 농구계에서 잔뼈가 굵은 지도자지만, 프로에선 2008∼2009년 대구 오리온스 사령탑을 지낸 것 외엔 코치나 감독대행을 주로 맡았다.

대행에서 감독으로 승진했던 오리온스에서도 성적 부진으로 팀을 오래 맡지 못한 채 물러나야 했다.

2014년 서울 삼성 감독직을 내려놓은 이후 8년 만에 프로농구 돌아온 김 감독은 야인 시절 공부해 다듬은 특유의 모션 오펜스 전술을 코트에서 선보였다.

올 시즌 인삼공사가 더욱 유기적인 공격을 펼치는 팀으로 발전하면서 김 감독도 지도자로서 역량을 제대로 입증했다.

프로농구 최고 감독은 인삼공사 '와이어 투 와이어' 이끈 김상식(종합)
김 감독은 "그래도 열심히 해보자고 선수들과 합심했다.

많이 뛰는 모션 오펜스를 접목했는데, 초반 컵대회에서는 안 맞는 부분도 있었다"며 "1라운드에 4연승하면서 잘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인삼공사의 전신인 안양 SBS에서 선수 말년을 보낸 김 감독은 "벌써 (은퇴한지) 15, 16년이 됐더라. 은퇴하고 코치 생활도 했으니 (올 시즌을 앞두고) 감독으로 다시 왔을 때 감회가 새로웠다"고 컴백 순간을 떠올렸다.

이어 "새로워서 주변 동네가 변한 게 있나 둘러보기도 했다"고 웃었다.

김 감독이 돌아보는 올 시즌 인상 깊은 장면은 주장 양희종의 은퇴식이었다.

17년간 한 팀에서 뛴 양희종은 인삼공사의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 지난 26일 안양체육관에서 은퇴·영구결번식을 치렀다.

김 감독은 "내가 희종이와 똑같은 장소에서 은퇴했다.

우승을 확정하면서 희종이 은퇴를 보니 옛날 생각도 많이 났다고 돌아봤다.

프로농구 최고 감독은 인삼공사 '와이어 투 와이어' 이끈 김상식(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