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동 사장 "토지임대부 주택 확대…서울 사업은 SH공사에 달라"
"세곡2지구 SH임대주택 비율 증가로 자산가치 예상치 11배↑"(종합)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강남구 세곡2지구에 공급한 공공주택의 자산가치가 예상치의 11배인 2조6천억원으로 추산됐다고 30일 밝혔다.

SH공사는 2009년부터 추진한 세곡2공공주택사업을 통해 세곡2지구에 분양주택 1천833호, 임대주택 1천962호를 공급하고 전체 면적의 약 14%인 10만9천79㎡의 택지를 민간에 매각했다.

이로 인한 개발이익은 2조5천771억원으로 2011년 타당성 검토 당시 예상했던 2천352억원의 11배에 달했다.

투자비는 건축비 등이 줄면서 타당성 검토 당시보다 336억원 감소한 반면 임대주택 1천962호의 자산가치는 예상보다 2조4천549억원 많았다.

토지가격이 급등한 결과였다.

세곡2지구 택지조성 원가는 3.3㎡당 780만원이었지만, 현재 공사가 소유한 임대주택의 토지가격은 ㎡당 7천938만원으로 올랐다.

공사 소유 공공주택 전용 85㎡의 현 시세는 약 18억원, 세대당 토지 추정가격은 14억원에 이른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이날 강남구 해찬솔공원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의 방침으로 공공 개발사업의 임대주택 의무 비율을 25%에서 50%로 상향해 세곡2지구에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세곡2지구에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공급할 경우 사업성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분석했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토지는 공사가 소유하고 건물만 민간에 분양하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기존 분양주택을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으로 전환해 공급하거나 용적률을 상향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을 확대하면 개발이익이 대폭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곡2지구 분양주택 1천833호를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으로 전환하면 현금 사업수지는 3천949억원 적자가 나지만, 공사 소유의 토지 자산가치가 증가해 개발이익이 시세 기준 4조3천718억원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용적률을 300%로 높이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6천550호 공급할 수 있어 개발이익이 4조4천540억원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는 앞으로 주택사업은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공사가 공공자산을 확보하는 데 제도적 제약으로 꼽히는 사업 타당성 분석 기준과 지방공기업 회계기준 등에 대한 제도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다.

현행 타당성 분석 기준과 지방공기업 회계기준은 부동산 가격 변동에 따른 공정가격을 인정하지 않아 사업성 부족과 회계결산 손실 등이 발생한다.

SH공사는 세곡2지구 주택 공급과 함께 전체 개발 면적 77만500㎡ 중 절반이 넘는 40만889㎡를 공원녹지와 교육시설용지 등으로 조성해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공급했다.

"세곡2지구 SH임대주택 비율 증가로 자산가치 예상치 11배↑"(종합)
김 사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날 선 지적을 했다.

그는 LH가 과거에는 토지임대부 주택을 공급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땅장사'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대주택은 이윤이 남지 않는다는 이유로 꺼리고 건설업체에 토지를 매각해 건설사만 '로또' 이상의 돈을 벌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날 기자설명회 장소 역시 LH가 2012년 공급한 토지임대부 주택인 자곡동 강남브리즈힐 앞의 근린공원이었다.

김 사장은 LH에 중랑구 양원지구나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 개발 사업을 맡긴 정부에도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오늘 발표한 자료에서 알 수 있듯 SH공사가 일을 더 잘하니 국토교통부는 우리 공사에 일을 많이 주길 바란다"며 "특히 서울은 SH공사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공사 경영의 투명성,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데이터를 지속해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